
모두가 예상치 못한 깜짝 활약. 백업 골키퍼에서 주전 수문장으로 올라섰다. 더 나아가 소속팀 상승세의 핵심 역할을 수행 중이다.
프로축구 강원FC 골키퍼 박청효(35) 얘기다.
2025시즌 박청효는 리그 10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강원의 주전 골키퍼는 이광연(26)이었다. 시즌 초까지만 해도 박청효는 뒤를 받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박청효가 주전으로 올라섰다.
시즌 중반 어렵게 잡은 기회였다. 박청효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박청효는 지난 19라운드 FC서울전에서 처음으로 리그 선발로 나섰다. 20라운드 대구FC전에선 슈팅 7개를 막아내며 팀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이후 사령탑의 신뢰를 얻으면서 꾸준히 선발로 나서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믿음은 더욱 굳건해졌다.
8월 4경기는 무실점 '완벽 활약'이었다. 25라운드 김천상무(0-0 무)전부터 제주SK(0-0), 광주FC(1-0), 포항스틸러스(1-0)를 상대로도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K리그1 12팀 가운데, 8월 한 달 동안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건 강원이 유일했다. 그야말로 박청효가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강원도 중위권을 넘어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올 시즌 10승8무10패(승점 38) 7위에 위치했는데, 5위 FC서울(승점 40), 6위 광주FC(승점 38)와 격차가 크지 않다. 직전 라운드에서 4위 포항(승점 44)을 잡아내면서 추격에도 성공했다. 전반 40분 포항 공격수 조르지의 결정적인 헤더슛을 몸을 쭉 뻗어 막아냈다. 조르지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이긴 했으나 박청효의 집중력 넘치는 모습에 팀 전체적으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올 시즌 강원은 30실점으로 리그 최소 실점 공동 2위를 기록 중이다.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북현대가 23실점으로 이 부문 1위, 그 뒤를 이어 강원, 광주, 김천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강원의 '짠물 수비'는 역시 박청효의 활약이 컸다. 앞서 박청효는 K리그1 27라운드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청효는 2013년 경남FC에 입단해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6년에는 프로무대를 나와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으로 이적했다. 당시 박청효는 리그 MVP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알렸고, 2017년 수원FC로 팀을 옮기기도 했다.
이후 K3에서 뛰기도 했던 박청효는 지난 2023년 김포FC로 이적해 다시 프로의 문을 두드렸다. 김포에선 대반전을 만들어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주전으로 올라섰고, K리그2 20경기 이상 출전한 골키퍼 중 가장 낮은 경기당 실점을 기록했다. 클린시트도 18회로 K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박청효는 활약을 인정받아 한 시즌 만에 강원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해 리그 9경기에 나섰으나 19실점으로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강원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박청효가 계속해서 안정적인 활약을 이어가준다면, 강원의 파이널A 진출은 꿈이 아니다. 순위표가 촘촘하기 때문에 그 이상도 도전할 수 있다. 변함없이 박청효의 역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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