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레비 회장 전격 사임... 유로파 우승했는데 왜? 팬들은 폭발 직전이었다
잉글랜드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63)이 전격 사임했다.
토트넘은 5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레비 회장의 사임을 발표했다. 레비 회장은 구단 발표 즉시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레비 회장이 토트넘 회장직을 맡은 건 지난 2001년 3월이었다. 무려 25년간 토트넘에 있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가장 오랫동안 회장을 맡은 인물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변화의 버튼을 눌렀다. 지난 시즌 토트넘은 유로파리그(UEL) 정상에 오르며 17년 만에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레비 회장에 대한 팬들의 불만은 만만치 않았다. 특히 지난 시즌 리그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토트넘은 17위로 최악의 성적을 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토트넘 팬들은 지난 1월 '24년, 16명의 감독, 단 한 개의 트로피. 이제는 변화의 시간'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레비 퇴진을 위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레비 회장은 이적 협상 때 최대한 가격을 낮춰 선수를 영입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구단 내 선수들과 재계약에서도 냉혹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캡틴' 손흥민은 지난 여름 토트넘을 떠나기도 했다. 토트넘과 손흥민은 오랫동안 재계약 협상을 벌였으나, 토트넘은 지난 1월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것으로 끝냈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해 총 454경기에 출전, 173골 101도움을 몰아친 구단 레전드였다. 하지만 허무하게 이별했다. 이 역시 일부 토트넘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손흥민은 올 여름 미국프로축구(MLS) LA FC로 이적해 새로운 커리어를 쌓고 있다.
업적도 있었다. 레비 회장은 기존 구장이 화이트 하트 레인을 철거하고, 무려 10억 파운드(약 1조 9000억 원)를 들여 새로운 홈 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만들었다. 2008년 리그컵에서 우승했고, 2019년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도 올랐다. 지난 시즌 UEL 우승도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토트넘은 최근 새로운 경영진들을 영입하며 변화를 준비해왔다. 토트넘은 '라이벌 구단' 아스널에 있었던 비나이 벤카테샴을 영입해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고, 레비 회장을 대신해선 피터 채링턴이 비상임 회장직을 맡는다. 채링턴 비상임 회장은 레비 회장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면서 "토트넘 구단의 새로운 리더십 시대가 열렸다"면서 "토트넘은 지난 몇 달간 미래를 위한 새로운 토대를 마련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앞으로 벤카테샴 CEO, 경영진과 함께 재능 있는 인물들의 역량 강화에 전념할 것"이라고 알렸다.
레비 회장은 "그동안 경영진, 또 모든 직원들과 함께 했던 일에 대해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토트넘을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는 세계적인 클럽으로 만들었다"면서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 수년간 저를 지지해준 모든 팬들께 감사드린다. 쉬운 길은 아니었으나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다. 앞으로도 토트넘을 열정적으로 응원할 것"이라고 작별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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