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발적인 홈런 페이스로 주목받은 르윈 디아즈(29)의 최근 부진에 박진만(49)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걱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해 KBO 2년 차를 맞은 디아즈는 사실상 홈런왕과 타점왕을 예약했다. 9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디아즈는 129경기 타율 0.297(498타수 148안타) 44홈런 133타점 82득점, 출루율 0.361 장타율 0.610을 기록 중이다. 홈런 부문에서 2위 패트릭 위즈덤(KIA 타이거즈)의 31개, 타점에서 2위 문보경(LG 트윈스)의 108타점과 현격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8월 무더위에도 10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KBO 한 시즌 최다 홈런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KBO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03년 이승엽(당시 삼성)의 56홈런으로, 이승엽(1999년, 2003년), 심정수(2003년), 박병호(2014년, 2015년)만이 50홈런의 벽을 넘었다. 외국인 타자의 단일 시즌 최다 홈런은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당시 삼성)의 48홈런.
최근 10경기 타율 0.237(38타수 9안타)로 막판 페이스가 조금 떨어진 것은 아쉽다. 같은 기간 10개의 사사구(9볼넷 1몸에 맞는 공)를 얻는 동안 7개의 삼진을 당하는 등 선구안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견제가 심해진 탓에 좀처럼 맞히지 못하면서 디아즈만 할 수 있던 대기록이 끝내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박진만 감독은 9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이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된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욕심이 좀 생겼을 것이다"고 심리적인 부분도 원인으로 짚었다. 박 감독은 "홈런 40개가 넘어가면서 주위에서 이야기가 계속 나오니까 본인도 욕심이 났을 것이다. 타석에서도 힘이 들어간 게 보였다. 힘이 들어가니 스윙도 조금 무뎌진 느낌이었다"고 미소 지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직전 시리즈였던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보여준 타구가 힌트였다. 박 감독은 "항상 홈런성 타구가 우측으로 많이 나오던 선수였는데, 주말 한화전에서 좌중간 쪽으로 홈런이 나왔다. 스윙 궤도를 봤을 때 앞으로 좋아질 것 같은 포인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디아즈는 4경기 연속 무안타 부진을 지나 6일 한화전에서 44호 포, 7일 한화전에서 멀티히트로 타점을 올리는 등 차츰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디아즈의 타격감이 다시 정상궤도에 오른다면 코디 폰세(31·한화)와 시즌 MVP 레이스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올 시즌 폰세는 KBO 최초 개막 후 선발 16연승을 비롯해 26경기 16승 무패 평균자책점 1.76, 163⅔이닝 228탈삼진으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
그러나 디아즈 역시 남은 15경기에서 6개의 홈런과 17개의 타점을 추가한다면 KBO 최초 단일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과 최초 외국인 타자 단일 시즌 50홈런 대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 폭발적인 타격으로 삼성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다면 그것 또한 메리트가 될 수 있다. 삼성이 8번의 홈 경기를 남겨둔 것도 대구에서만 27홈런을 쏘아 올린 디아즈에게 긍정적인 상황.
과연 디아즈는 KBO 최초 대기록 작성과 삼성의 가을야구를 동시에 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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