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태생 혼혈 선수로는 역대 최초로 축구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옌스 카스트로프(22·묀헨글라트바흐)가 A매치 첫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전반 각종 기록이 팀 내 1위일 정도로 중원에서 존재감을 보였으나, 전반만 소화한 뒤 하프타임에 교체됐다.
카스트로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축구 국가대표팀 A매치 평가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앞서 미국전에서 교체로 A매치 데뷔전에 나섰던 그는 이날은 처음으로 선발 출전 기회를 받았다.
박용우(알아인)와 함께 3-4-3 전형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중원에서 여러 차례 상대 공격을 끊어내면서 존재감을 보였다.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것뿐만 아니었다. 상대 공격을 끊고, 상대의 끈질긴 수비를 이겨내며 직접 드리블로 공격을 전개하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중원에서 침착하게 패스를 전달하며 공격의 활로를 열기도 했다.
중원을 종횡무진 누빈 카스트로프의 존재감은 전반 각종 기록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리커버리(5회), 태클 시도(6회), 차단(3회), 공격 지역 패스(8회) 모두 전반 대표팀 내에서 가장 많았다. 선발로는 첫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인상적인 전반 지표였다.
홍명보 감독은 다만 카스트로프를 하프타임에 벤치로 불러들였다. 박용우는 그대로 두고 대신 파트너로 김진규(전북 현대)를 택했다. 이로써 카스트로프는 자신의 A매치 선발 데뷔전을 전반 45분 출전으로 마무리했다.
경기력이 좋았던 데다 전반 선제 실점으로 0-1로 뒤지고 있던 상황이라 의외의 선택이었다. 여러 의미로 해석할 만했다. 지난 미국전에서도 교체 투입 이후 존재감을 보였고, 이날 전반전 경기력도 인상적이었던 만큼 사실상 합격점의 의미가 담긴 교체일 수 있었다. 평가전인 만큼 여러 중원 조합을 실험하는 의도도 깔렸다.
더구나 카스트로프는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뒤 경기 체력이 많이 올라온 상황은 아니었다. 실제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묀헨글라트바흐 이적 후 출전 시간은 15분을 넘긴 적이 없었다. 자칫 출전 시간이 급격하게 늘면 부상 등 추가 위험이 있었다. 지난 미국전에서도 27분만 출전했다. 이날도 경기 전부터 카스트로프의 출전 시간을 45분으로 제한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날 한국은 전반 선제 실점 이후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 오현규(KRC헹크)의 연속골을 앞세워 2-1 역전에 성공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산티아고 히메네스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실점하며 2-2로 비겼다. 피파랭킹은 한국이 23위, 멕시코는 13위다. 역대 전적은 4승 3무 8패가 됐다. 최근 3연패를 끊었지만 멕시코전 무승은 4경기 연속(1무 3패)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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