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마무리 정해영(24)이 무실점 기록을 쌓아가며 사령탑의 믿음에 부응했다.
KIA는 10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4-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8위 KIA는 59승 4무 64패로 5위 삼성을 3.5경기 차로 추격하며 반격의 서막을 알렸다.
이날 삼성은 몇 번의 득점권 찬스를 무산시키며 스스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5회 2사 만루, 8회 2사 2, 3루 기회를 놓친 것이 대표적이었다.
그 사이 KIA는 안정적으로 점수 차를 벌려 나갔다.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이 5이닝 3피안타 5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발판을 마련했고, 유격수 박찬호가 해결사 역할을 했다. 박찬호는 6회말 1사 2루서 좌익선상 2루타로 선제점을 뽑았고, 8회말 무사 1, 3루서 우중간 외야를 가르는 2타점 적시 3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4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활약.
패색이 짙어진 9회초 삼성은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로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KIA 마무리 관련 기록을 써 내려가던 정해영은 올 시즌 흔들리는 일이 잦았다. 이 경기 전까지 54경기 2승 7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4.02로 블론세이브가 7개로 리그 공동 2위였다. 하지만 KIA 이범호 감독은 정해영에게 꾸준한 신뢰를 보였다. 그동안 정해영이 보여준 모습을 믿었기 때문. 정해영의 가능성은 이날 은퇴투어를 한 KBO의 전설적인 마무리 오승환(43·삼성)도 인정한 것이었다.

오승환은 이날 은퇴투어를 마친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부침을 겪는 젊은 투수들에 대한 조언을 질문 받았다. 오승환은 "선수들이 스프링캠프부터 준비했던 것을 생각하고, 한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하면서 "정해영 선수가 재작년 안 좋았다가 1년 만에 좋아지는 모습을 보고 좋은 투수라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정해영은 차츰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었다. 9월 2경기에서 무실점 피칭을 하더니, 그 기록을 3경기로 늘렸다. 이날은 KIA가 4-0으로 앞선 9회초 등판했다.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김지찬을 몸쪽 포크로 삼진을 잡았다. 김성윤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구자욱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으나, 대타 차승준을 10구 승부 끝에 좌익수 뜬공 처리하면서 KIA의 승리를 지켰다.
그러면서 시즌 평균자책점 역시 4.02에서 3.95로 3점대 복귀에 성공했다. 경기 후 이범호 감독은 "투타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 경기였다"고 총평하며 "네일이 평소보다 제구가 완벽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5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줬다. 또 이준영부터 마무리 정해영까지 마운드에 오른 모든 계투진이 자신의 역할을 잘 해줬다"고 미소지었다.
이어 "박찬호가 0대0으로 팽팽하던 승부에서 결승타를 기록하는 등 3타점으로 맹활약해줬다. 윤도현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공수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순위 싸움이 쉽지 않겠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이날 은퇴투어를 한 오승환에게 "정말로 수고 많았다는 말 전해주고 싶다"고 후배의 마지막에 진심을 전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