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의 또 다른 레전드 차두리(45·현 화성FC 감독)가 보였다. 올해 소속팀 성남FC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신태용 아들' 신재원(27) 얘기다.
지난 6일에 열린 성남과 안산그리너스의 프로축구 K리그2 맞대결. 성남은 4-0 대승을 거두고 10경기 무패(5승5무) 행진에 성공했다. 시즌 성적 10승11무7패(승점 41), 리그 7위로 올라섰다. K리그1 승격을 위한 준플레이오프에 오르기 위해선 5위 안에 들어야 하지만, 다른 팀들과 격차가 크지 않기에 언제든지 판이 바뀔 수 있다. K리그2는 3위 전남드래곤즈(승점 45)부터 8위 김포FC(승점 40)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성남은 안산전에서 '에이스' 후이즈를 비롯해 김정환, 류준선, 베니시오가 연속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가장 주목받은 플레이는 '오른쪽 풀백' 신재원의 폭풍 드리블이었다. 후반 25분 성남 진영 페널티박스에서 수비에 성공한 신재원은 상대 페널티박스까지 홀로 100m 가까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는, 그야말로 '미친 플레이'를 선보였다. 신재원은 상대 수비가 두 명 붙은 상황에서도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공을 끌고 간 뒤 정확한 크로스까지 올렸다. 신재원의 크로스가 골문에 바짝 붙어 안산 골키퍼 이승빈가 깜짝 놀라 쳐냈다. 마치 '레전드 풀백' 차두리를 떠올리게 하는 파워풀한 플레이였다.
또 신재원은 안산전에서 수비수인데도 공격 진영에서 패스 전체 13회 중 10회를 성공시키는 등 활발한 공격력을 펼쳤다. 이 가운데 어시스트도 2개 추가했다. 신재원은 류준선과 베니시오의 추가골을 도왔다. 모두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골들이었는데, 그만큼 신재원이 정확한 패스와 크로스를 올렸다는 뜻이다. 신재원은 클리어 3회, 블록 2회 등 본업인 수비에서도 제몫을 해냈다. 빠른 발과 과감한 공격 가담, 안정적인 수비 등 3박자가 모두 합쳐진 '만점 활약'이었다.
사실 신재원은 올 시즌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전경준 성남 감독 체제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자리잡은 신재원은 올해 리그 28 전 경기에 출전했고, 또 8어시스트까지 기록 중이다. 도움 부문 K리그2 전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톱5 선수 중 수비수 포지션에 뛰는 선수는 신재원이 유일하다.

현재 울산HD를 이끄는 '레전드' 신태용 감독의 아들로도 유명한 신재원은 올해 커리어하이 기록을 찍고 있다. 16세 이하 연령별 대표 출신 신재원은 윙백, 윙어 등을 모두 소화하며 어릴 때부터 기대를 모았고, 고려대 시절인 2017년 왕중왕전 우승, 2018년 U리그 12경기 10골 등을 넣으며 성장했다. 하지만 프로에선 뚜렷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9시즌 FC서울에서 데뷔한 뒤 안산, 수원FC 등을 거쳤다.
신재원은 지난 2023년 아버지 신태용 감독이 뛰었던 성남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조금씩 자리를 찾고 있다. 2023시즌 13경기에서 2골, 지난 해 리그 27경기에서 2골 5도움을 올렸다. 올해에는 오른쪽 풀백에 정착한 뒤 포텐이 제대로 터진 모습이다. 앞서 전경준 감독도 여러 차례 신재원의 폭발적인 활약을 칭찬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