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양궁의 수준이 한층 더 올라왔음을 보여준 대회였다. 2024 파리 올림픽 3관왕이자 세계랭킹 1위 임시현(22·한국체대)이 1년 만에 노골드 수모를 겪었다.
임시현은 12일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 2025 현대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여자 개인전 8강에서 초이루니사 디아난다(인도네시아)를 세트 점수 4-6(27-28, 30-25, 27-28, 28-26, 28-29)으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임시현은 이번 대회에서 리커브 여자 단체전 동메달만 수확한 채 씁쓸히 마무리해야 했다. 올해 임시현은 3번의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또 16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이었기에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예선 라운드 3위로 혼성 단체전 자격을 얻지 못했고 여자 단체전에서는 대만과 슛오프 끝에 패해, 역대 3번째 세계선수권 4강에 진출하지 못한 한국 리커브 여자팀의 일원이 됐다. 여자 개인전도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나섰으나, 세계랭킹 2위 케이시 코폴드(미국)를 꺾고 올라온 디아난다의 기세를 감당하지 못했다.
모든 대회 일정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난 임시현은 "세계선수권 대회를 준비하면서 조금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여기에서 그친 것이 아쉽지만, 아쉬웠던 만큼 부족했던 부분을 잘 메우려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에 열린 대회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아무래도 홈이다 보니 응원이 많이 들렸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한국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임시현은 국가대표로서 첫 메이저 대회였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3관왕(혼성 단체전, 여자 개인·단체전)을 차지하며 주목받은 선수다. 뒤이어 지난해 열린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3관왕(혼성 단체전, 여자 개인·단체전)에 올라 당당히 신궁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1년 만에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하면서 처음으로 좌절을 맛봤다. 이에 임시현은 "(챔피언이란) 무게감을 정말 많이 느꼈다. 그 무게감을 이기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아무래도 경험이 적다 보니 어려웠다. 이 또한 경험이라 생각하고 내년에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가 내게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그동안 살짝 복에 겨웠나 싶기도 하다. 이번 시합을 통해 내가 부족했던 것을 제대로 짚고 다시 넘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내년에도 국가대표에 선발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양궁 대표팀은 쉴 틈도 없이 곧장 국가대표 선발전을 준비한다. 여기에 월드컵 파이널도 있지만, 임시현은 대학 졸업반으로서 마지막 학창시절을 즐길 예정이다.
임시현은 "개인 사정으로 월드컵 파이널은 안 나가고 체전을 준비한다. 올해가 대학생으로 뛰는 마지막 체전이다 보니 욕심도 조금 더 나고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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