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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연투도 해보고 싶다" 41세 노경은 미스터리, "체감은 55이닝 정도" 비밀은 '경헌호 매직'

"4·5연투도 해보고 싶다" 41세 노경은 미스터리, "체감은 55이닝 정도" 비밀은 '경헌호 매직'

발행 :
안호근 기자
SSG 노경은이 11일 삼성전에서 시즌 30번째 홀드를 수확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노경은이 11일 삼성전에서 시즌 30번째 홀드를 수확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4·5연투까지도 해보고 싶어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요."


노경은(41·SSG 랜더스)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불펜 최다이닝 투구를 소화하고 있음에도 압도적인 투구로 한국 야구의 새 역사를 썼고 4~5연투까지도 욕심을 내고 있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노경은은 지난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원정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 투구로 시즌 30번째 홀드를 달성했다.


2003년 데뷔해 프로에서 20년을 훌쩍 넘긴 노경은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된 뒤 2022년부터 SSG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이듬해 생애 첫 30홀드를 달성하더니 지난해엔 38홀드로 최고령 홀드왕에 오르며 3년 총액 25억원에 자유계약(FA)까지 맺었다.


올 시즌엔 더 탄탄해진 불펜진에서 중심을 잡고 3년 연속 30홀드를 달성했다. 이는 KBO 역사상 최초다. 젊고 팔팔한 선수들도 해내지 못한 기록을 마흔을 넘긴 노경은이 해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펼치는 노경은. /사진=SSG 랜더스 제공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펼치는 노경은. /사진=SSG 랜더스 제공

앞서 취재진과 만난 노경은은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는 팀을 위해 스스로 이숭용 감독에게 찾아가 3연투도 가능하겠다며 희생정신을 나타냈는데 한 발 나아가 노경은은 "4·5연투까지도 해보고 싶다. 어떤 느낌일까 테스트를 한 번 해보고 싶다"며 최근 잦은 등판에 대해서도 "아픈 데가 없으니 괜찮다. 후배들에게 농담 삼아 '4·5연투를 하면 팔이 얼마나 안 나올지 체험해보고 싶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팀을 위해 기꺼이 한 몸을 희생할 의지가 충만하다는 뜻인 동시에 스스로도 신기할 만큼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노경은은 "체감으로는 55이닝 정도를 던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현재 노경은은 71경기에서 72⅓이닝을 소화했다. 지난 두 시즌엔 모두 80이닝을 넘겼다. 경기수는 리그 투수 가운데 가장 많고 이닝 또한 불펜에서만 활약한 투수 가운데선 단연 1위다. 그럼에도 3승 6패 3세이브 30홀드, 평균자책점(ERA) 2.24로 믿기 힘든 기록을 써내고 있다. 피안타율도 0.224에 불과하다.


물론 노경은에게도 힘든 시기는 있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홀드 공동 1위 김진성(LG)이 체력적 어려움을 호소하자 노경은은 "나도 몇 년 전엔 그럴 때가 있었다"고 공감하기도 했다.


핵심적인 차이는 경헌호(45) 코치다. 올 시즌을 앞두고 SSG에 합류한 경 코치는 체계적인 이닝 소화제, 휴식 부여로 투수들의 피로를 줄여주고 있다. 노경은은 "제가 느끼기엔 경헌호 코치님 덕분"이라며 "희한하게 이닝은 제일 많은데 안 그런 것 같다. 관리가 잘 이뤄져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헌호 SSG 투수 코치. /사진=SSG 랜더스 제공
경헌호 SSG 투수 코치. /사진=SSG 랜더스 제공

불펜 투수들은 단순히 눈으로 나타나는 경기수와 소화 이닝, 투구수 외에 불펜에서 몸을 푸는 것까지 피로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점수 차가 벌어지면 등판이 무산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럴 때에도 사실상 경기에 뛴 것 같이 피로도를 느낀다는 게 불펜 투수들의 일관된 이야기다. 경헌호 코치의 합류 후 이런 일이 눈에 띄게 줄었고 노경은은 이것이 실제 소화한 이닝에 비해 피로도를 덜 느끼는 비결이라는 생각을 앞서부터 밝혀왔다.


3연투도 불사치 않겠다는 노경은이지만 이 또한 마음대로 가능한 건 아니다. 노경은은 "투수들이 (3연투가) 된다고 해도 경 코치님이 '지금은 때가 아니다, 중요한 타이밍에 힘 떨어지면 끝나니까 무조건 유지를 잘해야 한다'며 자제를 시켜주신다. 그래서 투수들이 관리가 너무 잘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철저한 루틴을 바탕으로 자기 관리의 달인으로 불리는 노경은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노경은은 "이틀째 공을 안 만졌다. 후배 투수들이 물어보면 '최대한 공을 만지지 마라'고 한다. 등판을 준비하면서 팔을 풀 때 충분히 투구를 할 수 있다"며 "그런데 심적으로 불안하니까 자꾸 공을 던진다. 경기를 안 나가는 상황이어서 팔을 안 풀었고 내일은 이동일이면 모레 다시 장거리 캐치볼을 하면서 다시 초고의 컨디션으로 준비를 할 수 있다. 그게 1년 동안 루틴이 되다보니까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자신의 몸에 알맞은 웨이트 트레이닝도 빠지지 않고 소화하며 최고의 투구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노경은이 중심을 잡는 SSG 불펜은 조병현, 이로운, 김민까지 판타스틱 4를 앞세워 불펜 ERA 3.28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선수들의 체력을 철저히 관리해주는 경헌호 코치와 전폭적으로 믿고 맡기는 이숭용 감독, 그 중심에서 선수들을 다독이며 이끄는 노경은의 절묘한 조화가 시너지를 폭발시키고 있다.


30번째 홀드를 달성한 노경은(오른쪽)을 이숭용 감독이 안아주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30번째 홀드를 달성한 노경은(오른쪽)을 이숭용 감독이 안아주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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