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이 미국 무대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데뷔골을 넣은 지 불과 두 경기 만에 시즌 2호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14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MLS 정규리그 산호세 어스퀘이크스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경기 시작 52초 만에 골망을 흔들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 초반 손흥민의 득점을 시작으로 골 잔치를 벌인 LAFC는 산호세를 4-2로 대파하며 27경기 12승 8무 7패 승점 44 5위를 탈환했다.
MLS는 손흥민의 벼락골에 깜짝 놀랐다. 손흥민은 경기 시작 1분도 채 안 돼 선제골을 터트리고 활짝 웃었다. MLS 공식 사무국은 실시간으로 손흥민의 득점을 홈페이지에 게제하며 집중 조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산호세전 득점은 손흥민의 MLS 진출 후 첫 필드골이었다. 특유의 날카로운 문전 쇄도와 위치 선정, 골 결정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4-3-3 포메이션의 중앙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킥오프 직후 상대 진영으로 파고들며 기회를 노렸다. 왼쪽 측면을 돌파한 아르템 스몰리아코프가 낮게 연결한 크로스를 문전에서 오른발로 정확히 마무리했다. 번개 같은 움직임과 침착한 마무리로 MLS 팬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손흥민은 산호세전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니스 부앙가(30)에 이어 LAFC에서 가장 빛난 선수로 인정받기 충분했다. 통계 전문 매체 '풋몹'은 산호세전 공격진 중 손흥민에게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인 7.7점을 줬다.
단순 통계로만 설명이 안 되는 활약이었다.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미드필드까지 활발히 움직이며 LAFC 공격을 풀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다운 노련한 플레이메이킹과 적극적인 수비 가담까지 선보이며 LAFC 공격을 이끌었다. 과감한 돌파보다는 감각적인 패스 플레이로 산호세의 수비를 헤집어놨다.


슈팅은 아끼면서 동료의 기회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풋몹'과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날 단 두 번의 슈팅을 시도했다. 키패스 1회와 크로스 2회, 볼 경합 시도 6회 등 마치 미드필더 같은 플레이로 팀에 헌신했다.
빠른 속도로 산호세의 뒷공간을 노린 덕분에 LAFC는 넓은 지역에서 손쉽게 공격 작업을 이어나갔다. 상대적으로 견제가 적었던 부앙가는 슈팅 5회를 시도할 정도로 여유롭게 산호세 골문을 노렸다.
'소파스코어'도 손흥민에 평점 7.4를 주며 호평했다. 3골을 넣은 부앙가가 9.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달 24일 FC댈러스전에서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으로 MLS 진출 3경기 만에 데뷔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어진 샌디에이고FC전에서는 침묵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다시 골맛을 보며 빠르게 득점 감각을 회복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MLS 진출 후 5경기(선발 4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잉글랜드 EPL 득점왕 출신다운 클래스가 미국 무대에서도 증명되고 있다는 평가다.
LAFC는 다음 경기에도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울 전망이다. 산호세와 경기서 후반 34분 교체해주며 손흥민을 아꼈다.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LAFC는 4일 뒤인 18일과 22일 레알 솔트레이크와 2연전을 치른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