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44)이 또 다른 레전드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5 아이콘 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 메인 매치가 진행됐다.
수비수 선수로만 구성된 실드 유나이티드가 공격수팀인 FC스피어를 2-1로 꺾고 2년 연속 승리를 챙겼다.
지난해 FC스피어 코치였던 박지성은 이번엔 아르센 벵거 감독에게 팀 지휘를 맡기고 선수로 출전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함께 뛰었던 웨인 루니를 비롯해 티에리 앙리, 호나우지뉴, 스티븐 제라드, 가레스 베일 등 레전드들과 함께 선발로 나섰다. 왼쪽 풀백으로 나선 박지성은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했다.
하지만 박지성이 속한 FC스피어는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후반 27분 맨유 전설 루니가 환상 중거리포로 선제골을 넣으며 FC 스피어가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실드 유나이티드가 후반 막판 동점골과 역전골을 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37분 이영표의 크로스를 마이콘이 헤더로 방향을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 44분 박주호가 욘 아르네 리세와 이대일 패스를 주고받은 뒤 문전으로 침투해 역전골을 넣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박지성은 "정말 오랜만에 상암에서 경기를 했는데, 다행히 많은 팬이 즐겁게 경기를 봐주셔서 만족한다"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작년엔 코치에서 이번엔 선수로 뛴 것에 대해 "선수 시절 함께 경기했던 선수들과 한국의 경기장에서 함께 호흡했다는 게 상당히 의미 있었다. 팬분들도 좋아해 주셔서 저도 기쁘게 경기를 뛰었다"고 말했다.
이날 박지성은 맨유 시절 동료인 루니와 한 팀이 됐고 리오 퍼디난드는 적으로 상대했다. 박지성은 "(맨유 시절) 훈련할 때도 다들 상대로 만나기도 했는데, 은퇴 후 경기장에서 함께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예전 기분을 다시 되돌리는 느낌이고 추억에 젖었다. 선수 시절 느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선수들은 기량과 속도가 현역 시절만 못했지만 엄청난 승부욕을 보여줬다. 이벤트 매치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경기에 진심이었다. 특히 양 팀 선수들 모두 사력을 다해 수비해 첫 골이 후반 27분에야 나왔을 정도다.
박지성은 "프로 선수들 모두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 이런 경기에서도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은 다 똑같다. 선수들 모두 승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오늘은 결과보다 과정에 더 만족하고, 선수들도 좋은 경기를 해서 충분히 좋은 경기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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