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완 최대어' 최요한(18·용인시 BC 야구단)이 2026 KBO 신인드래프트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오후 2시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2026 KBO 신인 드래프트를 개최한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도 여전히 우완 투수가 강세다. 박준현(18·북일고), 양우진(18·경기항공고), 김민준(19·대구고), 박지훈(19·전주고), 신동건(18·인천 동산고) 등 톱5를 필두로 이호범(18), 박지성(18·이상 서울고) 등 총 14~15명 정도의 선수가 3라운드 내 뽑을 우완 정도로 꼽힌다.
좌완 투수는 상황이 정반대다. 3라운드 안에 좌완만 5명이 뽑혔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1라운드 지명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복수의 구단에 확인한 결과 최요한이 가장 높은 평가를 가운데, 박준성(18·인천고), 이주호(19·경기항공고), 김화중(19·덕수고), 강건우(18·북일고) 정도가 3라운드 내에 지명할 만한 좌완으로 언급된다.
하지만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고 매년 수급이 어려운 좌완 투수의 특성상 스틸픽(깜짝 지명)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더욱이 올해처럼 좌완 투수 간 간격이 큰 해라면 빠르게 지명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 KBO 구단 관계자 A는 15일 스타뉴스에 "올해는 최요한이 좌완 중에서는 가장 좋다. 다른 좌완들과도 격차가 조금 있다. 다른 때라면 1라운드 지명이 어려울 수 있으나, 올해 2라운드까지 떨어지길 기다리다가는 뽑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최요한은 올해 가장 드라마틱한 평가를 받은 유망주 중 하나다. 지난해까지 비봉고에서 활약했던 최요한은 2년간 8경기 0승 2패 평균자책점 10.50, 6⅓이닝 5탈삼진으로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키 183㎝ 몸무게 75㎏의 작은 체구에 시속 140㎞ 초반의 구속은 많은 스카우트가 그를 지나치게 했다.

그러나 비봉고를 떠나 베이스볼 클럽팀(BC) 용인시 야구단 U-18에 입단한 뒤 조금씩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총인원이 25명도 채 되지 않은 클럽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전국의 강호들을 격파했다. 지난 4월 열린 신세계 이마트 배 전국 고교야구대회 1회전에서 경남고를 3⅔이닝 7탈삼진 1실점으로 제압한 것이 시작했다.
대전고와 32강전에서는 선발 투수가 1회 5실점 하고 2회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내려갔음에도, 8이닝(92구) 4피안타 무사사구 15탈삼진 무실점으로 압권의 투구를 펼쳤다.
당시 경기를 지켜본 한 KBO 구단 스카우트 B는 "최요한은 2회 중간에 나와서 8이닝을 던졌는데, 고등학교 타자 수준에서 치기 쉽지 않았다. 제구가 워낙 낮게 잘 되고 디셉션이 좋아서 타자 입장에서는 팔이 잘 안 보인다. 그래서 타이밍 맞히기 쉽지 않다"고 떠올렸다.
이어 "던지는 폼이 구대성, 송진우가 생각났다. 왼쪽 팔을 숨겨서 짧게 나와서 던지는데 인 코스, 아웃 코스 제구력이 좋아서 타자들이 쉽게 못 쳤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3㎞ 정도였는데 직구 제구가 워낙 좋고, 슬라이더와 커브로 완전히 타이밍을 빼앗았다"고 감탄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무명에 가까웠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C는 4월 당시 최요한의 이야기에 흥미를 나타내면서도 "적은 구속에 많은 삼진을 잡는 건 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다만 클럽팀 특성상 혼자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시즌을 완주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만약 해낸다면 KBO 구단들도 흥미를 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모두의 우려와 달리 최요한은 거점이 없는 클럽팀 특성상 오전에는 용인 남사시민야구장, 오후에는 처인리그 야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훈련하는 어려운 상황에도 큰 부상 없이 시즌 완주에 성공했다. 14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1.96, 55⅓이닝 16사사구(12볼넷 4몸에 맞는 공) 81탈삼진으로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 활약을 인정받아 클럽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청소년 대표팀을 통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얼마 전 일본 오키나와에서 끝난 제32회 세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3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10, 10이닝 1볼넷 12탈삼진으로 높아진 평가를 입증했다. 여기에 최고 구속까지 시속 146㎞(비공식·공식 경기는 145㎞)까지 늘리면서 이제는 1라운드에 데려가도 아쉽지 않은 선수가 됐다.
KBO 구단 관계자 A는 "클럽팀에서 저 정도 성적을 찍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클럽팀 특성상 홀로 투구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수비 도움도 (경쟁자들보다) 거의 못 받았다고 봐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저 성적은 최요한의 경기 운영이 뛰어나다는 선수다.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그걸 확인시켜줬고 1군에서도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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