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대 들어 '끝판대장' 오승환(43·삼성 라이온즈)의 최대 천적으로 등극한 김주원(23·NC 다이노스). 이제 더 이상 만나지 못할 두 선수가 서로 인사를 전했다.
1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맞대결을 앞두고 오승환의 은퇴투어 행사가 열렸다. 은퇴식(9월 30일)을 포함한 10번의 행사 중 이제 절반인 5개 구단을 만났다.
NC는 오승환과 큰 인연은 없다. 삼성 1기(2005~2013년) 마지막 시즌인 2013년에 1군에 올라왔고, 이후 오승환이 해외 생활을 마친 후 2020년에야 다시 상대했다. 그나마 현재 NC의 2군 구장인 마산 야구장은 롯데 자이언츠의 제2구장이던 시절 기억은 있다. 오승환도 "데뷔 후 처음으로 백투백 홈런(2005년 5월 3일 롯데 라이온 잭슨-이대호)을 맞은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NC와 추억이 많지는 않지만, 오승환이 가장 먼저 떠올린 이름은 김주원이었다. 그는 "김주원 선수에게 홈런 맞은 기억도 있다"고 얘기했는데, 통산 김주원과 오승환은 8타석 5타수 3안타 3홈런 4타점 3사사구를 기록했다. 2021년과 2022년에 한 개씩 기록했고, 올해 6월 7일 대구 경기에서는 동점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경기 전 스타뉴스와 만난 김주원은 "어렸을 때부터 오승환 선배님은 레전드셨다"고 말했다. 그는 "운이 좋아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 오승환 선배님을 상대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영광스러운 것 같다"고 얘기했다.

올 시즌이야 오승환의 은퇴 시즌이니 그럴 수 있지만, 2021년은 오승환이 건재하던 때인데다 김주원은 고졸 1년 차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김주원은 "얻어걸린 것 같다. 운이 좋았다"며 "나도 잘 모르겠다. 오승환 선배님이어서 더 집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워낙 대선배님이시고 그래서 그 타석에 더 집중했다"고 비결 아닌 비결을 전했다.
본인이 강한 면모를 보였지만, 오승환은 까다로운 존재였다. 김주원은 "(상대하기 쉬운 게) 절대 아니다. 경험이 느껴졌다"며 "볼의 움직임이나 커맨드, 로케이션 등이 다 쉽지 않았던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오승환 역시 김주원에 대해 "그렇게 많이 상대하지 않았는데 유독 나에게 강한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홈런도 여러 번 맞았는데, 맞을 만한 선수에게 맞았다. 그만한 능력이 있고, 더 많은 성장이 기대된다"고 덕담을 전했다. '레전드여서 더 집중했다'는 김주원의 말을 전해주자 오승환은 웃으며 "매 타석 그렇게 쳤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김주원은 현역 선수 생활을 떠나는 오승환을 향해 "몇 시즌 되진 않았지만 오승환 선배님 같은 레전드와 같은 리그, 같은 경기장에서 뛰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그동안 수많은 기록을 세우셨는데, 그동안 너무 고생 많으셨다고 전해드리고 싶다"며 작별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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