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에 외국인 투수가 2명이나 나왔는데, 무려 도합 11실점을 기록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알렉 감보아(28)와 빈스 벨라스케즈(33)의 부진 속에 힘 한 번 못 쓰고 경기를 내줬다.
롯데는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5-15로 대패했다.
경기에 들어가는 롯데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전날(19일) 창원 NC전에서 무려 23안타를 몰아치며 18-2 대승을 거뒀다. 부상으로 빠졌던 전준우가 45일 만에 스타팅에 합류, 쐐기 스리런을 포함해 4안타를 몰아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공동 5위에 올랐다. 여기에 상대는 최하위 키움이었다.
물론 불안요소는 있었다. 최근 들어 감보아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5월 말 롯데에 입단한 그는 6월 월간 MVP를 수상했고, 8월까지도 꾸준히 퀄리티스타트를 올리며 활약했다. 그러나 9월 3일 수원 KT전에서 1회에만 볼넷 4개를 내주며 5⅓이닝 4실점을 기록했고, 10일 사직 한화전에서는 실책으로 인해 4이닝 8실점(3자책)으로 물러났다.
설상가상으로 감보아는 16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왼쪽 바깥쪽 팔꿈치 불편감으로 인해 선발 등판이 취소됐다. 그래도 큰 부상은 아니어서 20일 경기에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1회 감보아는 시속 155km의 패스트볼을 뿌려 구속에서는 건재함을 증명했다. 그러나 선두타자 박주홍에게 2루타를 맞은 후 2번 송성문에게 2점 홈런을 맞아 허무하게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후 2회에는 1사 1, 3루 위기에서 병살을 유도해 겨우 위기를 넘기는 등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그러다 결국 감보아는 4회 무너지고 말았다. 주성원의 2루타와 여동욱의 볼넷으로 1사 1, 2루가 된 가운데, 어준서의 2루타와 송지후의 2타점 적시타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여기에 실책이 겹친 후 송성문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자 결국 감보아는 마운드를 내려갔다.
뒤이어 올라온 박진이 폭투에 이어 임지열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감보아의 주자가 모두 들어왔다. 4회에만 7점을 내준 롯데는 0-9로 밀리게 됐다.
이후 11점 차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롯데는 또다른 외국인 투수 벨라스케즈를 냈다. 앞서 김태형 롯데 감독은 벨라스케즈에 대해 "(선발로) 못 넣을 것 같다. 본인도 위축됐다"며 "중간에서 1~2이닝 정도 베스트로 던지다가 뺄 수 있다"고 말했다. 격차가 커진 상황에서 이닝이라도 소화해줘야 했다.
그러나 벨라스케즈는 이마저도 하지 못했다. 이주형의 2루타와 여동욱의 볼넷으로 주자를 쌓았고, 1사 후 송지후의 2루타와 임병욱의 땅볼, 송성문의 적시타가 연달아 나오며 3점을 허용했다. 벨라스케즈는 임지열을 내야 땅볼로 처리해 겨우 이닝을 마감했다.
이날 감보아는 3⅓이닝 9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8실점(7자책), 벨라스케즈는 1이닝 3피안타 1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시속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뿌렸지만, 키움 타자들은 기다렸다는 듯 이를 공략했다.
롯데에게 이날 패배는 너무나도 쓰라렸다. 겨우 올라갔던 5위 자리에서 하루 만에 내려갔고, 4위 삼성과는 2.5경기 차로 벌어졌다. 사실상 3~4위는 쉽지 않고, 5위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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