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MLB)가 노리는 타자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는 이제 더 이상 반짝 활약을 펼치는 타자가 모든 투수들에 공포의 대상이 됐다. 특히 상위 클래스 투수들을 상대로 더 강한 면모를 보이며 예비 빅리거의 자격을 입증하고 있다.
송성문은 올 시즌 팀이 치른 139경기에 개근하면서도 타율 0.319(554타수 177안타) 25홈런 25도루(실패 2회) 89타점 102득점, 출루율 0.393, 장타율 0.536, OPS(출루율+장타율) 0.929로 훨훨 날아오르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무려 0.381(118타수 45안타)에 달한다.
2015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송성문은 지난해에서야 리그 톱클래스 선수로 발돋움했지만 두 시즌의 강렬한 임팩트와 함께 MLB 스카우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엔 안타(42개), 득점(28개), 장타율(0.726)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타율(0.396) 부문 2위, 출루율(0.463) 부문은 3위를 마크했다. 여기에 홈런(8개) 부문 4위, 타점(22개) 부문 5위를 기록하며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두각을 나타내 커리어 최초 월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지난달 구단은 송성문에게 비FA 다년 계약으로 6년 120억원을 안겼다.
지난달 리그 최고의 투수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에게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날린 송성문의 활약을 지켜본 MLB 스카우트 A는 스타뉴스와 만나 "오늘 다들 폰세를 보러 왔다가 송성문에게 매력을 느낀 것 같다"며 "가장 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온 날인 것 같은데, 이렇게 관심도가 높고 압박감이 심한 경기에서 잘한다는 건 엄청난 일"이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달초엔 MLB 이적시장 소식을 다루는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가 송성문에 대해 "최근 몇 년간 경기력이 눈에 띄게 발전했다. 수비에선 주로 3루수를 맡고 있지만 2루수와 1루수도 소화할 수 있다"고 유틸리티 능력도 조명했다. 키움과 다년 계약을 맺었지만 구단 또한 납득할 만한 제안이 온다면 송성문의 미국 진출을 돕겠다는 뜻을 나타낸 상황이다.
특히 평균자책점(1.85), 다승(17승), 탈삼진(242개) 세 부문에서 압도적 선두를 달리며 올 시즌 가장 유력한 MVP 후보로 손꼽히는 폰세를 상대로도 2홈런을 날린 타자다.
폰세에게만 강했던 건 아니다.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에겐 타율 0.500(12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올 시즌 토종 최고 선발 투수 임찬규(LG 트윈스)엔 타율 0.400(15타수 6안타), 20일 KT 위즈전에서 국내 투수 최고 구속인 시속 161.4㎞ 강속구를 뿌린 문동주(한화)를 상대로도 타율 0.556(9타수 5안타)로 강력한 면모를 보였다.
물론 SSG 랜더스 앤더슨에겐 타율 0.200(15타수 3안타) 5삼진, KT 소형준에겐 8타수 무안타로 약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리그 상위권 투수들을 상대로 시즌 타율보다 더 좋은 수치를 보였다.

100이닝 이상 투구한 투수들 가운데 팀 동료인 라울 알칸타라를 제외한 평균자책점 상위 20위 투수들을 상대로 송성문은 타율 0.327(171타수 56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시즌 타율보다도 뛰어난 기록으로 송성문이 얼마나 상대를 가리지 않고 타격을 펼치는 지 알 수 있는 수치다.
특히 5월초까지 2할 초반대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더 놀랍다. 후반기 송성문은 타율 0.379(198타수 75안타) 11홈런 38타점 49득점, 출루율 0.451, 장타율 0.657, OPS 1.108로 가장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고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 모두 3위, OPS는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시즌을 통틀어도 송성문은 야수 가운데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스탯티즈 기준) 8.29로 2위 양의지(두산·6.63)과 큰 차이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투수까지 통틀어도 폰세(9.12)에 이어 2위. 폰세의 MLB행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송성문의 가치도 덩달아 가늠할 수 있다. 투고타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흐름을 봤을 때 더 대단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물론 KBO리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보이는 MLB지만 강정호(은퇴)를 비롯해 김하성(애틀랜타), 김혜성(LA 다저스) 등 리그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했던 내야수들이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건 송성문에게 빅리그 팀들이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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