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언론이 틀렸다. 한국 대표팀을 선택하면 소속팀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이와 달리 옌스 카스트로프(22·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의 출전시간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속팀 사령탑이 극찬을 보냈다.
독일 축구전문 리가인사이더는 23일(한국시간) "오이겐 폴란스키 묀헨글라트바흐 임시 사령탑이 카스트로프와 교체로 들어간 해리스 타바코비치를 칭찬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폴란스키 감독은 "우리가 가진 선수들의 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카스트로프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고 매우 다재다능하다. 제 생각에는 최소 6개의 포지션에 배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앞서 묀헨글라트바흐는 지난 22일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독일 분데스리가 4라운드 레버쿠젠과 맞대결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묀헨글라트바흐는 2무2패(승점 2)를 기록하게 됐다. 시즌 첫 승을 얻는데 실패했으나 지난 시즌 준우승팀 레버쿠젠을 상대로 만만치 않은 저력을 발휘했다.
'한국축구 최초 혼혈 선수' 카스트로프도 묀헨글라트바흐 이적 후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활약도 좋았다. 팀 3-4-2-1 포메이션의 2선에 배치된 카스트로프는 총 72분 동안 태클 4회를 기록하며 앞선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과시했다. 또 패스성공률 82%와 키패스 2회 등을 올리며 팀 공격에도 힘을 보탰다. 유럽축구 통계매체 풋몹은 평점 6.6, 후스코어드닷컴은 평점 6.39를 부여했다. 나쁘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까지 뉘른베르크(독일)에서 뛰었던 카스트로프는 올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묀헨글라트바흐 유니폼을 입었다. 사실 이전까지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전 사령탑인 헤라르도 세오아네 감독이 카스트로프를 중요하지 않았다. 교체로만 2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였다. 지난 15일 베르더 브레멘전은 아예 뛰지도 못했다. 당시 카스트로프는 태극마크를 달고 9월 A매치를 소화한 뒤 소속팀에 복귀한 상태였다. 체력, 컨디션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적생의 적응을 돕기 위해 조금이라도 출전시키는 것이 일반적인데, 세오아네 감독은 그를 외면했다.

심지어 독일 언론들은 한국 대표팀으로 향한 카스트로프의 선택을 트집잡기도 했다. 앞서 독일 빌트는 카스트로프의 한국 대표팀 선발 직후 "소속팀 내 입지 문제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빌트의 예상은 완전히 틀렸다. 브레멘전 완패 이후 세오아네 감독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다. 대신 23세 이하(U-23) 팀을 이끌던 폴란스키 감독이 임시 사령탑이 됐다. 폴란스키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를 대거 기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카스트로프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사령탑 기대에 부응해 합격점까지 받았다.
폴란스키 감독은 카스트로프의 멀티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직전 레버쿠젠전에서 카스트로프를 2선에 배치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카스트로프는 수비형 미드필더, 또는 오른쪽 풀백 역할을 소화했다. 앞으로 폴란스키 감독은 카스트로프를 다양하게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몇몇 독일 현지 매체들도 카스트로프가 다음 경기인 28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가 인사이더도 "카스트로프는 다소 생각지도 못한 포지션에 들어갔지만, 폴란스키 감독은 그의 다재다능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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