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올해는 끊길 줄 알았거든요."
양준혁, 박한이, 이승엽, 이대호, 손아섭, 김현수에 이어 한국 야구 역사에 7번째 기록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룬 기록이라 더욱 뜻깊다.
황재균(38·KT 위즈)은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활약을 펼쳤다.
특히 6회말 안타로 14시즌 연속 100안타 기록을 달성했다. KBO 역대 7번째 대기록이자 우타자로는 이대호(2004~2022)를 제외하면 황재균 뿐이다.
허경민을 영입하며 입지가 좁아졌고 부상까지 겹쳐 출전 기회가 줄었다. 그럼에도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타며 결국엔 대기록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한 황재균은 2009년 히어로즈에서 152안타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알렸고 이후 롯데 자이언츠(2010~2016)와 KT(2018~2025)로 팀을 옮기면서도 누구보다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KBO의 전설로 불리는 최형우(KIA·13시즌), 박용택(은퇴·10시즌) 등도 달성하지 못했던 기록이다. 이젠 당당히 이대호(은퇴), 손아섭(NC)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이승엽(은퇴), 김현수(LG·이상 15시즌)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황재균은 "연속 100안타는 계속 이어지는 걸로 알고 있긴 했는데 올해는 끊길 줄 알았다"며 "경기를 많이 못 나가다 보니까 올해는 끊기겠구나 생각했는데 시즌 막바지라도 아슬아슬하게 쳐서 기분은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6회가 끝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황재균을 동료들은 뜨겁게 반겼다. 황재균뿐 아니라 동료들이 더 챙긴 기록이다. "이미 선수들도 다 알고 있더라. 저에게 몇 년 연속인지, 몇 개 남았는지 일주일 전부터 계속 물었다. 다같이 축하를 해주니까 원 팀이 같이 느껴지고 기분이 참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실력은 물론이고 누구보다 철저한 몸 관리를 했기에 달성 가능했던 기록이다. 이는 팀에 꾸준히 기여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황재균은 "일단 안 다치고 꾸준히 제일 경기를 많이 나갔던 게 누적 스탯이 좋았던 이유라고 생각을 하고 누적스탯이 안 좋다는 건 경기에 못 나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니 그런 부분에서는 조금이나마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붙박이였던 3루를 허경민에 내주는 등 변화가 있었음에도 달성한 기록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황재균은 "시즌 시작 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포지션이든 일단 경기에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다"며 "그 부분에선 1루수로 잘 자리를 잡아서 팀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니 다행인 것 같다"고 전했다.
우타자로서 희귀한 기록이라는 말에 "무의미하다"던 황재균은 바로 위에 이대호 하나 뿐이라는 이야기엔 "(이)대호 형은 워낙 대단한 타자인데 그 바로 밑에라는 건 기분이 좋다"고 웃음을 보였다.
더 오래 뛸 수 있는 선수를 꿈꾼다. 황재균은 "야구를 더 오래 잘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면 더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라고 밝혔다.
가을야구 진출, 최종 순위가 달린 시즌 막판.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어 더 반가운 마음이다. 특히나 득점권 타율이 0.397에 달할 만큼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황재균 또한 "올해 득점권 상황에서 결과가 좋다 보니까 그런 상황이 오면 더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으로 가고, 그게 또 좋은 결과로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또 "베테랑으로서 더 잘해야 된다는 생각은 있지만 야구가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라며 "그런 부분에서는 속상할 때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 자주 치고 그리고 치열한 경기를 이기는 경우가 많다 보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