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030년 모로코·포르투갈·스페인에서 공동 개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참가국 수를 48개국에서 64개국으로 늘리자는 목소리가 남미축구연맹(CONMEBOL)을 중심으로 다시 제기되고 있다. 2030년 월드컵은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해 남미 3개국에서도 한 경기씩 개최될 예정인데, 본선 참가국을 늘려 남미에서 더 많은 경기가 열릴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다.
이미 구체적인 논의도 진행됐다. 25일(한국시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미국 CBS스포츠, 남미 매체 올레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알레한드로 도밍게스 CONMEBOL 회장은 미국 뉴욕에서 2030 FIFA 월드컵 참가팀 확대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미 CONMEBOL과 우루과이 축구협회장을 통해 지난해 3월 첫 제안이 나왔고,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장 등도 가세해 2030 월드컵 본선 진출국 확대를 요구하는 중이다.
2030 FIFA 월드컵은 모로코·포르투갈·스페인에서 대회가 공동 개최되고, 2026 FIFA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월드컵과 같은 6개 대륙 48개국이 참가할 예정이다. 다만 지난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렸던 초대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해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우루과이에서도 한 경기씩 열린다. CONMEBOL은 남미 3개국에서 각 한 경기씩만 열리는 것보다는 더 많은 경기 개최를 원하는데, 이를 위해 본선 참가국을 48개국에서 64개국으로 늘리기를 원하고 있다는 게 외신 설명이다. 만약 월드컵 본선 참가국이 64개국으로 확대되면 월드컵 총 경기 수는 무려 128경기로 늘어나게 된다.
이미 32개국 체제에서 48개국 체제로 확대됐을 때도 비판 목소리가 거셌던 상황이라, 64개국 체제 확대 가능성엔 거센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알렉산데르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64개국 체제는 나쁜 생각"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고, 빅토르 몬탈리아니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회장 역시도 "48개국 월드컵을 개최하지도 않았는데 64개국 월드컵 체제는 논의 대상조차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심지어 셰이크 살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조차 "64개국 체제라는 선례를 만들면, 다음에는 128개국 확대 주장까지 나올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중국이나 중동 국가 등 월드컵 본선 진출을 원하지만 치열한 아시아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는 팀들이 많은 AFC조차 월드컵 64개국 확대는 '선을 넘었다'고 보는 셈이다.
외신이나 팬들의 비판 목소리도 이어진다. 영국 매체 더선은 "월드컵 64개국 확대 논의 소식에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 팬들은 '월드컵 예선도 없이 모두 참가시키는 게 낫겠다'거나 '이건 월드컵이지 올림픽이 아니다', '축구를 더 이상 망치지 말라'는 등의 비판 의견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매체 티탄스포츠는 "현재 FIFA에는 211개국이 가입돼 있다. 64개국으로 본선 진출국이 확대되면 전 세계 회원국 30%가 축구 최고의 대회에 진출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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