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가 그동안 꼭꼭 숨기고자 했던 앤더스 톨허스트(26)가 마침내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첫선을 보인다.
톨허스트는 2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릴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한화와 방문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예고됐다.
2주 전만 해도 예정에 없던 등판이었다. 당시만 해도 LG 염경엽 감독은 "처음 보는 투수들의 공을 보면 상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잠재적 포스트시즌 맞대결 상대에게 특정 투수를 노출하기 꺼렸었다.
하지만 지난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톨허스트의 등판을 확정했다. 더불어 등판 순서를 바꿔가면서까지 톨허스트에 하루 휴식을 줘, 2차전에 무게를 뒀다. 28일 3차전에서 '리그 에이스' 코디 폰세(31)의 등판이 예고된 가운데 어떻게든 2차전은 잡고 가겠다는 의지였다.
왜 마음을 바꾼 것일까. 사령탑은 지난 20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을 이유로 들었다. 당시 삼성전에 처음 등판한 톨허스트는 3이닝 9피안타 2볼넷 6탈삼진 6실점으로 혼쭐이 났다.
26일 경기 전 염 감독은 '1차전 경기 결과에 따라 2차전 톨허스트 등판이 바뀔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톨허스트가 그대로 간다. 삼성전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그때 보고 무조건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맞으면 그다음에 무얼 준비해야 할까 생각할 수 있다. (숨겼다가) 포스트시즌 가서 맞아 버리면 대비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2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KBO 리그 첫 등판한 톨허스트는 8월 4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36으로 활약하며 LG를 1위로 올려놓았다. 이달 9일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을 상대로는 각각 4이닝 5실점, 3이닝 6실점으로 흔들렸다. 그러자 LG로서도 톨허스트의 다양한 팀과 상황에 대한 대응을 조금 더 알아봐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일단 고척스카이돔은 색다른 환경에 외인들이 가장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는 곳이라, 크게 이상할 건 없다. 잠실에서 열린 삼성전은 커브에서 문제점을 찾았다. 염 감독은 "그날 톨허스트가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커브에서 70%의 안타가 나왔다. 원 볼 투 스트라이크, 노 볼 투 스트라이크에 다 커브를 선택해 맞아서, 톨허스트에게 2스트라이크 이후 커브는 더 낮게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맞으니까 그렇게 알려줄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톨허스트가 우승 청부사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LG는 지난달 3일 '엘동원(LG+최동원)'이라 불리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30)를 교체하고 톨허스트를 영입했다. 에르난데스는 올해 14경기 4승 4패 평균자책점 4.23으로 무난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또 지난해 포스트시즌 6경기 11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단기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기에 끝까지 끌고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가진 한화와 정규 1위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교체를 선택했고 초반 활약은 기대대로였다. 이번 한화전은 톨허스트에 있어 마지막 시험 무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LG와 한화는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하고 선발진에 강점을 갖고 있어 한국시리즈(KS) 진출 가능성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번 LG와 한화의 대전 3연전이 미리 보는 KS라 불리는 이유다.
그 3연전 첫 맞대결에서 홈팀 한화가 극적으로 이겨 톨허스트에는 가을야구 못지않은 부담이 쏠린 상태. 더욱이 상대 선발 투수는 160㎞ 파이어볼러 문동주(22)라 톨허스트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최고의 무대가 마련됐다. 문동주는 올해 11승 4패 평균자책점 3.59, LG 상대로는 3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LG 외국인 투수들은 한화에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전날(26일) 아쉬운 수비에도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한 요니 치리노스(32)가 올해 한화전을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1.40으로 마쳤다. 중도 퇴출당한 '전임자' 에르난데스 역시 한화에는 통산 3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으로 강했다. 톨허스트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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