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속해서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울산HD의 에이스는 다름 아닌 '골키퍼' 조현우(34)다. 또 한 번 '멱살캐리'로 울산을 패배에서 구해냈다.
울산은 27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1라운드 대구FC와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겼다. 2022년부터 지난 해까지 K리그1 3연패를 달성한 울산이지만, 올해 무척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이번 무승부를 포함해 시즌 성적 9승10무12패(승점 370)로 리그 9위에 머물러있다.
특히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다. 대구전을 포함해 리그 6경기에서 3무3패에 그치면서 연거푸 하위권 탈출에 실패했다. 울산과 강등 위험이 있는 10위 수원FC(승점 34)와 격차는 불과 승점 3점차. 게다가 수원FC가 울산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다. 수원FC가 28일에 열리는 제주SK 원정에서 승리할 경우 양 팀의 승점차는 지워진다.
울산은 이날 최하위 대구를 상대로도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스코어는 같았지만 경기력에선 밀렸다. 상대 홈에서 치르는 원정 경기, 잔류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대구라도 해도 울산 역시 승점이 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체슈팅에서 울산이 9회, 대구가 15회로 더 많았다. 유효슈팅에서도 울산은 3회, 대구는 6회였다.
그래도 상대 공격을 수차례 막아낸 '빛현우' 조현우가 있어 울산은 패배를 피할 수 있었다. 이날 조현우는 4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조현우는 전반 33분 세징야(대구)와 일대일 위기에서 과감하게 각도를 좁힌 뒤 침착하게 슈팅까지 막아냈다.
전반 39분 세징야에게 선제 실점을 내줬지만, 조현우는 후반 3분 골문 앞에서 날린 대구 카이오의 슈팅을 동물적 감각으로 잡아냈다. 이 골까지 내줬다면 울산은 상당히 힘들 뻔 했다. 하지만 조현우의 선방에 힘입어 분위기를 바꿨고, 후반 13분에는 '2006년생' 울산 미드필더 백인우가 감격의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후에도 조현우가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해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울산도 승점 1을 올렸다.

사실 이런 경기가 처음이 아니다. 조현우는 올해 여러 차례 '미친 세이브'로 울산에 승점을 안겼다. 울산이 지금보다 더 힘든 상황을 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에도 좀처럼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는 울산이지만, 그나마 조현우가 버팀목 역할을 해주면서 언제든지 치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울산은 강등권 3팀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으나, 상승세 흐름만 탄다면 중위권에 안착할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
일단 K리그1 잔류가 최우선 목표인 울산에는 조현우가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경기력뿐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끊임없이 팀 동료들을 독료하고, 라커룸에서도 선수들을 이끄는 베테랑이기에 조현우의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하지만 골키퍼 특성상 조현우 혼자 팀 승리를 만들 수 없다. 골을 넣어줄 선수가 필요하다. 조현우의 부담을 덜어준 안정적인 수비도 있어야 한다. 즉 동료들이 조현우를 도와줘야 한다. 조현우의 존재는 울산에 든든한 힘이다. 하지만 골키퍼가 에이스라는 점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울산의 암울한 현 주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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