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 회장의 호를 딴 '일우(一宇)배 전국탁구대회'가 9월 2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개최됐다.
대한탁구협회가 주최·주관하고 한진그룹이 후원하는 일우배 전국탁구대회는 지난 2019년 작고한 조양호 선대 회장에 대한 추모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대회다.
2022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이번 대회에는 유소년 탁구 꿈나무 320여 명이 참가했다. 지도자들과 학부형들을 포함 700명 가까운 인원이 경기장을 찾았다.
일우배 전국탁구대회는 조양호 선대 회장의 한국 탁구계에 대한 헌신을 기리고, 유소년 선수 육성과 탁구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취지로 개최된다. 조양호 선대 회장을 추모하는 사진전이 매년 함께 열리는데, 이번 대회 역시 추모 영상과 함께 생전 조양호 선대 회장의 탁구계에서의 활약상을 담은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다.
조양호 선대 회장은 지난 2008년 7월 대한탁구협회장 취임 후 2019년 작고하기 전까지 한국 탁구 발전에 헌신했다. 대한탁구협회는 "조양호 선대 회장은 탁구협회를 빠르게 안정시켜 임박해 있던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13년 1월 회장 선거에서는 18년 만의 만장일치 연임으로 탁구계의 화합을 이뤘다. 재임 동안 선수 육성과 지원, 심판 및 지도자 양성 등 제도 개선을 통해 한국 탁구 발전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조양호 선대 회장은 전 세계에서 한국 탁구의 글로벌 위상도 한껏 높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2009년부터 아시아탁구연합 부회장을 맡았으며, 스포츠 국제기구인 '피스 앤드 스포츠' 대사도 역임했다.
2011년 카타르 도하 피스 앤드 스포츠컵에서 20년 만의 남북 단일팀 결성에 기여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된 세계탁구선수권대회도 조양호 선대 회장의 유산이다.
27일 개회식에는 이명희 이사장,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한진 조현민 사장,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임종만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허철 한국초등학교탁구연맹 회장, 홍기남 인천시탁구협회 회장 등 많은 관계자가 동참해 대회를 축하했다.
이번 대회 개회식에서는 특히 전에 없던 순서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초등부 탁구를 대표하는 꿈나무 유망주들이 직접 조양호 선대 회장의 헌신에 감사하는 편지를 준비했다.
편지는 작년 제3회 일우배 대회를 통해 마련된 경기력 향상금으로 최근 미국에서 열린 WTT 유스 컨텐더 대회를 다녀온 김지유(서울미성초 6학년)가 낭독했다. 김지유는 현재 한국초등학교탁구연맹 여자부 랭킹 1위다.
김지유 선수는 "처음으로 외국에 나가서 경기했는데, 많이 떨리고 긴장됐어요. 하지만 여러 나라 친구들과 같은 경기장에서 뛰면서 '나도 더 열심히 하면 저 무대에서 또 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멋진 기회를 주신 건, 탁구를 진짜 사랑하셨던 할아버지 회장님 덕분이라고 선생님들께서 말씀해 주셨다. 지금까지 받은 사랑 절대 잊지 않고,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서 꼭 국가대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유 선수는 낭독 이후 남자부 랭킹 1위 반시우(대전동문초), 또 한 명의 유망주 윤효정(의정부새말초)과 함께 꽃다발과 편지를 단상으로 전했다. 이명희 이사장과 조원태 회장, 조현민 사장이 함께했다. 초등연맹 선수단은 22일부터 25일까지 미국 프리몬트에서 열린 WTT 유스컨텐더 프리몬트 2025를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는 2개 학년 통합 남녀단식 6개 종목으로 치러지고 있다. 개회식이 열린 27일 조별 예선을 끝냈으며, 이튿날인 28일 각 조 1, 2위가 출전한 본선 토너먼트와 시상식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 우승자들에게도 내년 WTT 유스 컨텐더 중 한 대회 출전권이 주어
진다.
한진그룹과 대한탁구협회는 "고인의 뜻에 따라 앞으로도 일우배 전국탁구대회를 탁구인들의 화합에 기여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탁구 축제로 지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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