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올해도 포스트시즌의 단꿈은 사라지고 말았다. 롯데 자이언츠가 8년째 야구 없는 가을을 보내게 됐다.
롯데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2-7로 패배했다.
1회 선취점을 내준 롯데는 4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하고 침묵했다. 5회 빅터 레이예스의 2루타로 포문을 연 후 전민재가 내야 땅볼을 기록하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5회말 안재석의 1타점 2루타로 다시 리드를 내줬다.
이후 대타 양의지의 1타점 적시타 등으로 6회 2점을 내준 롯데는 2-4로 뒤지던 8회 3실점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9회초 전준우가 안타로 살아나갔으나 너무 늦었고, 결국 롯데는 제대로 추격하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이날 경기를 지면서 롯데는 시즌 66승 70패 6무(승률 0.485)가 됐다. 5위 KT 위즈가 남은 경기를 전패하고, 롯데가 잔여 2게임을 모두 이기더라도 승률을 따라잡지 못한다. 이로써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경우의 수가 모두 사라졌다.
이렇게 되면서 롯데는 지난 2018시즌부터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됐다. 2015년 KBO 리그가 10개 구단 체제가 된 이후 롯데가 가을야구에 올라간 건 정규리그 3위였던 2017년이 유일하다. 10팀 중 절반이 경험하는 포스트시즌을 11년 동안 단 한 차례 진출한 것이다.

8월 초까지만 해도 롯데의 가을야구는 사실상 확정적으로 보였다. 4월 16일 승률 0.500에 도달한 이후 롯데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3위권에서 꾸준히 버틴 롯데는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전반기 5할 승률을 달성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는 4위보다 2위가 가까운 3위로 질주 중이었다. 8월 6일 기준 롯데의 승패마진은 +13(58승 45패 3무). 2위 LG 트윈스와 4경기 차에, 4위 SSG 랜더스와는 5경기 차였다.
그러나 이후 거짓말 같은 추락이 시작됐다. 8월 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부터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까지 무려 12연패에 빠졌다. 롯데가 두 자릿수 연패를 기록한 건 22년 만의 일이었다. 전반기 부상자 속출에도 선수들이 잘 버텨줬지만, 결국 힘이 빠지고 말았다. 여기에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교체한 것도 대체자 빈스 벨라스케즈가 흔들리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그래도 롯데는 5할 승률 언저리였기 때문에 9월 들어 반등이 가능했다면 포스트시즌 마지막 자리에는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3일 수원 KT전은 5점 차를 7회 뒤집어놓고 9회말 끝내기 실책으로 졌고, 10일 사직 한화전은 안타(4개)보다 실책(5개)이 더 많이 나오며 0-13으로 완패했다. 여기에 20일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를 만나 5-15로 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햄스트링과 손목 부상으로 이탈한 전준우가 돌아왔지만, 에이스 역할을 하던 알렉 감보아가 팔꿈치 불편감과 슬럼프로 흔들렸다. 여기에 선발진을 잘 지켜주던 나균안마저 최근 팔꿈치 염증으로 인해 전력에서 사라졌다. 결국 마지막 힘을 써보지 못한 채 그대로 5강 경쟁에서 탈락했다.
12연패 시작 후 52일 동안 롯데의 성적은 8승 25패 3무, 승률 0.242에 불과했다. 4게임 중 한 경기를 이기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삼성의 원투펀치 원태인(6승)과 아리엘 후라도(5승)는 11승, LG의 외국인 듀오 앤더스 톨허스트(6승)와 요니 치리노스(4승)가 10승을 거둬 롯데보다 많은 승수를 합작했다.
이제 롯데는 다음 시즌을 처절한 반성 속에 준비하게 됐다. 김태형 감독은 "(마무리캠프는) 강도보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올해 잘못 생각한 걸 대화하며 알아야 한다"며 "훈련량은 당연히 많아야 하지만, 초점은 결국 마음가짐이다"라고 말했다.
베테랑 김민성도 "아쉬운 시즌이지만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좋겠다. 쉬운 문제가 아니기에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한번 더 이런 경험이 왔을 때 실패하면 변명이 없다. 휴식기가 끝나고 자율훈련 기간이라도 전체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나 싶다"고 쓴소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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