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J리그 명문 요코하마 F.마리노스가 창단 후 최대 위기에 몰렸다. 모기업의 경영난 직격타를 맞았다.
일본 매체 '스포츠 호치'는 29일 "닛산자동차는 요코하마 F.마리노스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라며 "닛산은 현재 구단 지분 약 75%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복수의 대기업을 상대로 매각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구체화되면 2027년을 목표로 클럽 양도가 추진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닛산자동차는 실적 악화 속에 경영 재건에 나서며 스포츠 사업 축소까지 불가피해졌다. '스포츠호치'는 "닛산자동차는 올해 3분기 결산에서 12조 6000억 엔(약 118조 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6708억 엔(약 6조 3237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며 "이미 닛산자동차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생산 공장을 17개에서 10개로 줄이고 전체 인력의 약 15%에 해당하는 2만 명을 감축할 계획을 내놨다"고 전했다.
모기업의 사업 구조가 무너짐에 따라 구단 매각도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매각 불발 시 구단 해체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특히 야마나가 다케하루 요코하마 시장은 '가나가와 신문'을 통해 "요코하마 F.마리노스는 오랜 세월에 거쳐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은 구단이다. 꼭 존속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실제 움직임도 있었다. 매체에 따르면 요코하마 F.마리노스는 맨체스터 시티를 운영하는 시티 풋볼 그룹과 14년 파트너십도 해지했다. 닛산 스타디움 명명권 계약도 연간 5000만 엔(약 4억 7000만 원) 수준으로 대폭 축소해 요코하마시에 제안했다. '스포츠 호치'에 따르면 서포터들 사이에서도 구단 운영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972년 창단한 요코하마 F.마리노스는 J리그 원년 구단이자 일본 축구를 대표하는 명문이다. 리그 우승 5회, 천황배 우승 7회 등 통산 13차례의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가와구치 요시카츠, 나카자와 유지, 나카무라 슌스케 등 일본 대표 스타들을 배출했다.

역대 J2 강등이 한 차례도 없는 자존심의 구단이지만, 올 시즌은 강등권 바로 위인 17위에 머물며 부진을 겪고 있다.
요코하마 F.마리노스는 지난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무대에서 광주FC에 대패한 팀으로도 잘 알려졌다. 지난 9월 광주는 구단 사상 첫 아시아 클럽 대항전에 진출해 요코하마 F.마리노스를 무려 7-3으로 대파했다.
요코하마 F.마리노스는 광주전 충격 패배 이후 리그에서도 흔들렸다. 광주전 패배 뒤 5일 만에 치른 산프레체 히로시마전에서 2-6으로 완패하며 다시 무너졌다. 이후 분위기를 추스르며 ALCE 8강까지 오르긴 했지만 불안한 흐름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다.
모기업 닛산자동차의 경영난과 맞물려 구단 성적도 크게 흔들렸다. 마리노스는 시즌 도중 두 차례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주축 공격수도 잃었다. 브라질 출신 스트라이커 안데르손 로페스는 시즌 중 싱가포르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로 이적했다. 로페스는 마리노스의 핵심 자원으로, 2022시즌 34경기 14골 6도움, 2023시즌 51경기 30골 6도움, 2024시즌 52경기 35골 8도움을 기록하며 꾸준히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대체 불가능한 자원의 이탈은 전력 공백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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