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이 FC바르셀로나 원정길에서 단 10분만 뛰고도 스페인 매체로부터 이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강인은 2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스타디 올림픽 류이스 쿰파니스에서 열린 2025~202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2차전 바르셀로나전 직후 스페인 매체 아스로부터 스페이드(♠) 2개의 평점을 받았다.
아스, 마르카 등 스페인 매체들은 숫자로 된 평점보다는 스페이드나 별의 개수로 선수들의 활약을 평가한다. 아스는 스페이드 0~3개로 평가하는데, 이강인은 불과 10분만 뛰고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가 담긴 스페이드 2개를 받았다.
교체로 투입된 선수들의 경우 평가는 낮을 수밖에 없고, 특히 이강인처럼 후반 35분에야 교체로 나선 선수들은 아예 평점 자체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평가다. 실제 같은 시각 함께 교체로 투입된 캉탱 은잔투는 아예 평점을 받지 못했고, 이강인보다 먼저 교체로 나선 뤼카 에르난데스도 1개를 받는 데 그쳤다.

그만큼 짧은 시간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는 뜻이다. 이강인은 팀이 1-1로 맞선 상황에 투입돼 정규시간 기준 10여분을 뛰면서 15차례 볼을 터치했다. 패스 성공률은 92%에 달했고, 이 가운데 키패스만 2차례나 만들어냈다. 드리블, 크로스, 롱패스 모두 1회씩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백미는 교체 투입 직후 골대 강타 순간이었다. 후반 37분 전방에서 침투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절묘한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들을 잇따라 따돌렸다. 무려 6명의 바르셀로나 수비수가 쏠린 상황에서도 이강인은 기어코 왼발 슈팅까지 연결했다. 슈팅이 골대를 강타해 '원더골'로 이어지진 못했으나 이강인의 존재감을 보여주기엔 충분했다.
여기에 이강인은 후반 추가시간 곤살루 하무스의 결승골 장면에서도 사실상 기점 역할을 했다. 중원 깊숙하게 내려서서 공을 받은 상대 압박에도 끝까지 공을 지켜낸 뒤 전환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이강인이 만든 기회는 결국 하무스의 역전 결승골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경기 종료 직전엔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은잔투에게 날카로운 침투패스까지 건네 박수를 받기도 했다. 결국 현지 매체 아스는 단 10분만 뛴 이강인에게 이례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 다른 매체 마르카는 아직 평점을 공개하진 않았다. 대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에르난데스와 은잔투, 하무스, 이강인을 교체로 출전시켰는데, 이중 하무스와 이강인이 승패를 갈랐다"면서 "발렌시아와 마요르카에서 뛰었던 이강인은 골대를 강타하는 슈팅으로 골을 넣을 뻔했다"고 조명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파리 생제르맹(PSG)은 전반 19분 페란 토레스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했지만, 전반 38분 세니 마율루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아슈라프 하키미의 패스를 받은 하무스의 역전 결승골이 터지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PSG는 UCL 리그 페이즈 2연승을 달리며 3위로 올라섰다. 이번 시즌 공식전 첫 패배를 당한 바르셀로나는 1승 1패로 36개 팀 중 16위로 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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