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작년 타이브레이커 한 게임이 저를 리셋하게 만들었어요."
지난해 뼈아픈 가을야구 탈락, 그리고 팬들마저 등을 돌렸다. 최악의 상황에서 1년 만에 반전을 이뤄낸 이숭용(54) SSG 랜더스 감독이 작년의 아픔을 잊지 않았다.
SSG는 지난달 30일, 시즌을 3경기 남겨두고 일찌감치 3위를 확정했다. 시즌 75승 64패 4무(승률 0.540)를 기록 중인 SSG는 주전들을 대거 제외하면서 준플레이오프를 준비 중이다. 3일 비로 인해 취소된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에서도 SSG는 투수 김광현과 포수 이지영을 제외하면 대부분 백업 멤버들이 스타팅으로 나설 예정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SSG는 2024시즌을 6위로 마감했다. 5위 KT 위즈와는 72승 70패 2무(승률 0.507)로 똑같았지만, 2022년 도입된 5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에서 3-4로 패배하면서 한 끗 차이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SSG는 지난 시즌 8월 부진(승률 0.320)으로 추락하는 듯했으나, 9월 들어 13승 5패 1무(승률 0.722)로 월간 1위를 달리며 4연승을 시즌을 마감했다. 결국 KT와 승률과 상대 전적이 동일하고 다득점에서만 밀리며 타이브레이커까지 끌고 갔다.

5위 결정전에서 SSG는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는 사이, 8회초 최정의 솔로홈런으로 SSG는 3-1까지 리드했다. 하지만 선발 등판 후 이틀을 쉬고 투구를 자청한 베테랑 김광현이 8회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역전 3점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결국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팬들은 분노했다. 경기 후 일부 SSG 팬들은 마치 축구 경기처럼 "이숭용 나가"를 외치며 이 감독을 성토했다. 그의 입지는 좁아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1년 만에 팀을 다시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지난해 아쉬움을 보여줬던 대부분의 모습에서 발전을 이뤘고, 그러자 팬들도 이 감독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그래도 이 감독은 작년의 아픔을 잊지 않았다. 그는 "타이브레이커 한 게임이 나를 리셋하게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 한 게임 때문에 쓴맛을 봤다. 그 전에 한 게임만 이겼으면 그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라고도 했다. 이어 "선수들도 많이 느꼈기 때문에 올해 더 탄탄하게 온 것 같고, 어려움이 있었는데도 잘 극복했다. 타이브레이커 한 게임이 1승의 소중함을 깨닫게 했다"고 얘기했다.
이 감독은 "기본적인 예의나 에티켓은 지키고 가지만, 승부에서는 더 독해질 거고 프로야구 감독을 하는 동안 인정사정 없이 할 거라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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