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한 상황에서 시작한 시리즈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게 됐다. 삼성 라이온즈가 역대 2번째 와일드카드 업셋 위기에 놓였다.
삼성은 6일 오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2선승제)에서 1-4로 패배했다.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직행한 삼성은 홈 어드밴티지와 함께 1승을 먼저 안고 시작했다. 최소 무승부만 확보해도 SSG 랜더스가 기다리고 있는 준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다. 여기에 시즌 최종전에야 순위가 결정된 NC와 달리 삼성은 이미 1차전 시작 6일 전에 4위가 확정됐다.
또한 삼성은 여러모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홈에서 강한 모습(승률 0.577, 홈런 96개)을 보였고, NC 상대로도 정규시즌 9승 7패를 기록했다. 또한 1차전 선발도 시즌 15승을 거둔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였다.
하지만 정규시즌을 9연승으로 마친 NC의 기세는 경계대상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전 "(NC의) 기세가 대단하다"며 "NC가 9연승을 하고, 1차전 흐름을 타게 하면 내일도 쉽지 않다"고 걱정할 정도였다.
그리고 이는 현실이 됐다. 후라도는 1회부터 1사 후 최원준과 박건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 2루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데이비슨에게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허용하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2회에는 선두타자 이우성의 2루타 등으로 만들어진 1사 3루에서 김휘집에게 3루수 땅볼로 한 점을 더 허용했다.

그 사이 삼성 타자들은 상대 선발 구창모 공략에 실패했다. 1회 선두타자 이재현이 안타로 나가고도 1사 후 병살타가 나왔고, 3회까지 매 이닝 주자가 나갔으나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삼성 타선은 4회까지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후라도는 5회 1사 후 김형준에게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허용하며 추가점을 내줬다. 이어 김주원과 최원준의 연속 안타가 나왔고, 데이비슨의 인정 2루타로 인해 4실점째를 기록했다. 그래도 선발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하려는 듯 후라도는 6⅔이닝 104구를 소화했다.
이후 마운드에 올라온 선수들은 실점 없이 잘 막았다. 하지만 타선도 터지지 않았다. 특히 9회에는 선두타자 구자욱이 유격수 실책으로 살아나갔으나, 홈런왕 르윈 디아즈가 1루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마지막 기회마저 사라졌다.
지난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이후 4위 팀이 1차전을 패배한 건 이번이 4번째다. 그나마 첫 2번(2016년 LG 트윈스, 2021년 두산 베어스)은 4위 팀이 2차전을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로 갔지만, 지난해 두산은 KT 위즈에 2연패를 당하며 사상 최초로 업셋 수모를 겪었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구창모 선수에게 묶였다. 우리가 타격 쪽에서 찬스도 별로 없었고 병살타가 여러 개 나왔다"며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가고, NC가 수비를 잘했다. 그런 부분에서 힘을 못 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타격 쪽에서 조금 더 준비를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초반 2실점 이렇게 했을 때는 후반에 우리가 해볼만 했는데, 5회 2실점했고 구창모 선수가 좋은 투구를 하고 있어서 그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도 했다. 박 감독은 "후라도가 초반에 실점하면서 분위기가 많이 다운됐다. 타격 페이스도 그렇고 압박감을 오늘 못 이겨내지 않았나 싶다"고 얘기했다.
이날 중심타자 구자욱과 디아즈는 각각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박 감독은 "중심타선에서 활발하게 흐름 타야 이기는 게임을 많이 했다"며 "활약이 안 돼서 패배하지 않았나 싶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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