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공이 잘 보이더라고요" 에이스 격침 시킨 김영웅의 한 방, 수비까지 이젠 어엿한 가을남자 [인천 현장인터뷰]

"공이 잘 보이더라고요" 에이스 격침 시킨 김영웅의 한 방, 수비까지 이젠 어엿한 가을남자 [인천 현장인터뷰]

발행 :

인천=안호근 기자
삼성 김영웅이 9일 SSG와 준PO 1차전에서 홈런을 날리고 홈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지난해의 길었던 가을야구는 삼성 라이온즈의 어린 사자들에게 확실한 약이 됐다. 김영웅(22·삼성)도 이젠 든든한 핵심 선수로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김영웅은 지난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5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활약을 펼쳐 팀의 5-2 승리를 안겼다.


지난해 무려 28개의 홈런을 날리며 핵심 타자로 자리매김했던 그는 가을야구에서도 타율은 0.243(37타수 9안타)에 그쳤지만 홈런 4개를 날리며 삼성의 가을 반전의 중심에 섰다. 이번에도 짜릿한 홈런을 때려낸 김영웅은 10일 준PO 2차전이 우천 취소된 직후 스타뉴스와 만나 "홈런도 좋지만 승리한 데 보탬이 된 게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홈런 상황에 대해선 "초구에 커브를 노리고 들어간 건 아니었고 직구, 커브가 빠른 선수이다 보니 직구 타이밍에 걸릴 것 같아서 직구만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커브를 던졌다"며 "커브가 (타이밍에) 걸리긴 했는데 조금 타이밍이 덜 맞아서 초구를 흘려보냈는데 똑같은 코스, 같은 구종으로 다시 오더라. 그래서 그냥 앞에 놓고 쳤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 화이트는 드류 앤더슨과 함께 SSG의 철벽 원투펀치를 이룬 투수다. 24경기에서 134⅔이닝을 소화하며 11승 4패, 평균자책점(ERA) 2.87로 잘 던졌다. 피홈런도 9개에 불과했다.


김영웅(왼쪽)이 화이트를 상대로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그러나 김영웅은 올 시즌 화이트를 상대로 매우 강했다. 타율 0.429(7타수 3안타)에 홈런과 2루타가 하나씩 있었다. 장타율은 1.000, OPS(출루율+장타율)는 1.429에 달했다.


화이트의 공의 위력이 떨어졌던 건 아니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4㎞에 달했다. 김영웅도 "화이트의 공은 평소와 비슷했다"면서도 "화이트 선수와 잘 맞는 것 같다. 약간 컨디션 문제도 있긴 했겠지만 공이 잘 보였다"고 말했다.


배터리를 이뤘던 포수 조형우도 "오히려 불펜에서 공을 받았을 때는 오늘 (결과가)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삼성 타자들이 화이트를 잘 공략한 결과였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팀 타율 0.115(52타수 6안타)에 허덕였던 타선이었지만 1차전에서 홈런 2방 포함 5득점하며 기분 좋은 승리를 챙길 정도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김영웅 또한 WC에선 7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작렬하며 걱정을 싹 털어낼 수 있었다.


그는 "매 경기가 다르겠지만 이 흐름을 이어가면 좋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영웅(가운데)이 홈런을 날리고 1루로 향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수비에서도 재치 넘치는 플레이로 위기를 지워냈다. 8회말 연속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쉽게 늘린 이호성이 연속 안타에 이어 볼넷까지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것이다. 5-2로 앞선 상황이었지만 큰 것 한 방이면 역전이 가능한 상황에서 앞서 홈런을 날렸던 고명준이 타석에 섰다.


고명준의 강력한 땅볼 타구가 김영웅에게 향했다. 2사여서 주자들이 모두 빠르게 스타트를 끊은 상황이었지만 김영웅은 1루로 송구하는 대신 3루로 향했고 한유섬보다 먼저 베이스를 터치하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다소 아찔했던 상황이었다. 박진만 감독도 "저도 깜짝 놀랐다. 2사에 볼카운트도 3-2이기에 주자들이 다 뛰어야 하는 상황인데 거기서 잡자마자 베이스 쪽으로 가기에 아차 싶었다"며 "태그를 하려고 그런 건가 싶었는데 주자가 수비 방해를 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서 그런건지 돌아가는 바람에 베이스를 먼저 찍고 아웃을 시켰지만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김영웅의 시야가 그만큼 넓어진건지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한건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지난해 길었던 가을야구를 거치며 확실히 성장한 모습을 보인 김영웅이다. 상대 에이스도 어렵지 않게 공략해낸 어린 사자들의 활약에 삼성은 PO행 85.3%의 확률을 손에 넣게 됐다.


홈런을 친 뒤 홈을 밟고 세리머니를 하는 김영웅(가운데).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추천 기사

스포츠-야구의 인기 급상승 뉴스

스포츠-야구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