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경기 후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심판 판정을 비판했던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연맹 관계자는 13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포옛 감독과 아들인 디에고 포옛 코치에게 지난 제주 SK전 직후 SNS 게시글과 관련해 경위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전북 구단 관계자도 "경위서 제출 요구에 대한 공문을 받았다. 내부 자문 등을 거쳐 기한(14일) 내 경위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포옛 감독은 지난 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2라운드 원정경기 1-1 무승부 이후 SNS에 전진우가 장민규에게 발목을 밝혀 쓰러지는 영상과 함께 'Not penalty, Not VAR, Not words'라는 문구를 적었다. '페널티킥도 아니고, VAR(비디오 판독)도 안 보고, 말도 못 한다'는 불만의 의미로 해석될 문구였다.
당시 전진우는 페널티 박스 안 경합 상황에서 장민규에게 걸려 넘어졌으나, 이동준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VAR 대상인데도 온 필드 리뷰조차 없이 해당 상황을 그냥 넘겼다. 오히려 판정에 강하게 항의한 포옛 감독에게 경고를 줬다. 공교롭게도 1-0으로 앞서던 전북은 페널티킥 추가 득점 기회를 놓친 뒤,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실점하고 1-1로 비겼다. 전북의 우승 조기 확정 타이밍이 조금 더 늦어졌을 뿐만 아니라, 강등권인 제주가 승점 1을 얻으면서 향후 강등권 순위 경쟁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후 포옛 감독은 기자회견에서는 심판 판정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SNS를 통해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의 아들인 디에고 포옛 분석코치도 SNS를 통해 "VAR도 안 보고, 페널티킥도 안 주고, 매주 똑같다"며 K리그와 대한축구협회 공식 계정을 태그했다. 여기에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 단체 슬로건까지 더해 외국인 감독이라 판정 피해를 본다는 듯한 메시지도 더했다.
K리그를 포함해 국내 모든 심판 관리·운영은 대한축구협회의 몫이고, 해당 판정의 정심·오심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 또한 축구협회 심판위원회 역할이다. 다만 포옛 감독이 SNS를 통해 'K리그 경기 판정'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한 만큼, 프로축구연맹도 규정상 징계를 내리는 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연맹 상벌 규정에 따르면 경기 직후 인터뷰 또는 SNS 등의 대중에게 전달될 수 있는 매체를 통한 심판 판정에 대한 부정적 언급은 5경기 이상 10경기 이하의 출장 정지 또는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제재금을 받는다. 출장 정지와 제재금 징계가 중복해서 나올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해당 판정에 대한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 내부 결론이 '오심'으로 나오더라도, 포옛 감독의 징계 여부나 수위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정심·오심 여부와 별개로 경기 직후 SNS를 통해 심판 판정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을 한 것 자체만으로 징계 대상이 된다는 게 연맹 설명이다. 해당 판정 등에 대한 축구협회 심판위원회 내부 회의는 14일 예정돼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포옛 감독이 제출한 경위서를 토대로 상벌위원회 회부 여부를 결정한 뒤,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상벌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만약 포옛 감독이 5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혹은 600만원 이상의 제재금 징계를 받으면, 역시 연맹 상벌 규정에 따라 올해의 감독상 등 개인상 시상식 후보에 오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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