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불균형에 '임금 미지급 예상' 발표 선수단 무려 50명 등 구단 운영 도마 위 정작 대표이사는 최근 2년 임기 연장

프로축구 K리그2 충남아산 구단이 이달부터 선수단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경기 불황 등을 이유로 재정 불균형이 일어난 여파라는 게 구단 설명인데, 애초부터 선수단 규모가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외부 시선이 적지 않았던 데다 정작 구단 경영에 대한 책임이 있는 대표이사는 임기가 2년 연장된 상황이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충남아산 구단은 15일 공식 채널을 통해 "우수 선수 추가 영입 및 선수단 확대 등 K리그1 진출(승격)을 목표로 2025년 시즌을 운영했으나, 경기 불황과 충남권 호우 피해 등으로 시즌 초 예상했던 기업 후원 등 구단 수입이 당초 계획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이로 인해 구단 운영을 위한 지출이 구단 수입을 초과하는 재정 불균형이 발생했다. 2025년 10월부터는 선수단 임금이 미지급되는 상황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2026년까지 재정 건전화를 최우선 과제를 삼고 ▲선수단 규모 대폭 축소 ▲지출구조 전면 재조정 ▲조직 슬림화 등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10월부터 예상되는 선수단 임금 체불을 해결하기 위해 구단의 긴축 운영, 기업 후원 추가 유치 등 구단-기업-아산시 함께 힘을 모아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명색이 프로구단에서 임금 체불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상 임금 체불을 예고한 구단의 성명서가 먼저 발표한 것도 충격적인 일이다. 다만 구단 측이 재정 불균형의 근거로 든 경기 불황이나 충남권 호우 피해 등으로 인한 기업 후원·구단 수입 감소 등은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이같은 외부 요인보다는 구단 운영 자체에 이미 심각한 내부 문제가 있다는 데 더 무게가 실린다.

일찌감치 선수단 규모 등 운영에 대한 외부 우려가 컸던 구단이기도 했다. 당장 충남아산은 올 시즌 '비정상적으로 선수단 규모가 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올 시즌 개막 당시 무려 선수단이 48명이었던 충남아산은 여름 이적시장 등을 거치면서 현재 K리그 데이터 포털과 구단 공식 홈페이지 기준 선수가 무려 50명이나 된다. 지난 7월 추가 선수등록 기간 마감일 기준 K리그2 구단별 평균 선수단 수는 37명이었다.
이처럼 이해하기 힘든 선수단 규모는 특히 충남아산이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민구단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많은 우려와 의문이 쏟아졌다. 선수단 규모가 큰 건 단순히 임금뿐만 아니라 한 시즌에 걸친 선수단 식비나 훈련 비용, 이동 비용 등 모든 금전적인 부분과 비례한다는 게 타 구단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자 우려였다. 공식적으로 B팀을 운영하는 구단이 아닌 데다, 결국 모든 게 세금과 예산 문제로 이어지는 시민구단이라는 점에서 비정상적인 선수단 규모는 그 과정과 배경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충남아산은 선수단 임금 체불 가능성이라는 최악의 사태와 마주한 뒤에야 사태 해결을 위해 '선수단 규모 대폭 축소'를 가장 먼저 예고한 상태다.
그런데 선수단 임금 체불 가능성까지 제기될 만큼 구단 경영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정작 구단 대표이사는 최근 임기가 더 늘어났다. 지난 2023년 10월 구단 대표이사로 부임했던 이준일 대표이사는 이달 초 임기가 끝난 뒤 최근 시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을 거쳐 대표이사직을 더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아산 구단은 "앞으로 팬과 아산시민 여러분, 선수단의 신뢰를 되찾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더 책임 있고 투명한 구단으로 거듭나겠다"며 "시민과 팬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리며, 아산의 자부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