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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상대 ERA 1.15 실화냐' 두산에 이런 보물이 "그렇게 대충 할거면 하지마! 쓴소리 들으면서..."

'日 상대 ERA 1.15 실화냐' 두산에 이런 보물이 "그렇게 대충 할거면 하지마! 쓴소리 들으면서..."

발행 :
김우종 기자
두산 베어스 투수 제환유.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투수 제환유.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지금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최고의 투구를 펼치고 있는 한국 투수가 한 명 있다. 바로 두산 베어스의 좌완 에이스를 꿈꾸는 보물 같은 자원인 제환유(25)다.


제환유는 이번 달 두산의 미야자키 피닉스 교육리그 첫 경기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6일 라쿠텐 골든 이글스를 상대로 5이닝(총 91구)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1자책) 쾌투를 펼쳤다. 팀 타선이 다소 늦게 터지면서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에이스급 역투였다.


이어 11일 지바 롯데전에서도 선발 등판, 5⅔이닝(총 98구) 6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실점(1자책)을 마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제환유의 역투 속에 두산은 9-1 완승을 거뒀다. 첫 경기 146km에 머물렀던 속구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16일 세이부 라이온즈전. 제환유는 선발로 출격해 5이닝(총 64구) 1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해냈다. 최고 구속은 145km.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볼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일본 타자들을 잠재웠다. 비록 팀이 3-3 무승부를 거두면서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계속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그다. 일본 교육리그 3경기 평균자책점은 1.15(15⅔이닝 2자책점).


최근 스타뉴스와 연락이 닿은 제환유는 "생각보다 일본 날씨가 덥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 야구장 시설도 좋다. 이렇게 일본 팀과 경기할 수 있는 게 흔한 기회가 아니라 열심히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최근 이렇게 잘 던지는 이유는 뭘까. 제환유는 "한국에서 강해 보이는 타자가 들어오면 저도 모르게 주눅 드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곳에서는 어차피 잘하든 못하든 공식 기록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 제 공이 통하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 일본 타자들과 싸워 이길 수 있을까 궁금증이 많았는데, 잘 되니까 더욱 재미있어서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계속 기죽지 말고, 싸워서 이겨보자는 마음으로 실전에 임하고 있다. 사실 교육리그는 이번이 처음이다. 의욕 넘치는 상태에서 오다 보니 재미있다"고 힘차게 말했다.


아무래도 일본 타자들은 한국 타자들과 스타일이 다를 터. 그는 "확실히 장타보다 공을 맞히는 능력이 좋은 것 같다. 2스트라이크로 볼카운트가 몰려도 쉽게 아웃되지 않는다. 유인구나 카운트를 잡으러 가는 공을 던질 때 실투만 아니면 통하긴 하는데, 그래도 커트하는 능력이 굉장히 좋다"며 혀를 내둘렀다.


두산은 내년 시즌을 위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휴식도 반납한 채 많은 주전급 선수들이 이렇게 교육리그에 참가 중이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훈련 강도가 높다고. 제환유는 "이전에 교육리그에 왔던 동료들한테 물어보면 올해 확실히 운동량이 많다고 하더라. 경기 전에 운동한 뒤 실전을 치른다. 이어 경기가 끝난 뒤에도 운동하고, 숙소로 넘어와 야간 운동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인이던 시절인 2020년 두산 베어스 투수 제환유의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2023년 12월 봉사활동을 하는 두산 베어스 투수 제환유의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둔산초-공주중-공주고를 졸업한 제환유는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9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입단 계약금은 1억원. 2023시즌 프로 무대에 데뷔한 제환유는 올해 6경기에 출장해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4.96을 마크했다. 특히 데뷔 첫 선발 등판 경기였던 8월 17일 KIA 타이거즈전이 인상적이었다. 당시 5이닝 2피안타 3볼넷 1실점(1자책)으로 호투, 야구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제환유는 올 시즌을 돌아보면서 "굉장히 아쉽다. 등판 전에 '2군에서 해왔던 대로'를 다짐하고 나섰는데, 그만큼 잘 안되더라. 아쉽고, 후회하는데, 근데 또 후회하기엔 제가 이미 많이 늦었더라. 그래서 후회하기 전에 하고 싶은 걸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래도 역시 아쉬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2명과 함께 곽빈, 최승용이라는 확실한 토종 선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제환유는 내년 시즌 5선발 후보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중간보다 선발이 마음은 편한 것 같다. 아무래도 불펜 자원은 1이닝이라도 완벽하게 막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면서 "내년 시즌에는 힘을 더 키워야 할 것 같다. 매 경기 같은 밸런스로 투구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싶다. 변화구를 구사할 때도, 일정하게 저만의 타점이나 포인트를 빨리 찾아야 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제환유는 두산 팬들을 향해 "기회가 왔을 때 애매하다는 생각이 드는 투수가 아닌, 임팩트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1군에서 살아남아 두산 팬 분들께 야구장에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항상 저의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많은 응원을 해주신다. 이런 관심과 응원이 있었기에 제가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항상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끝으로 그는 고마운 사람도 잊지 않았다. 제환유는 "지난해 퓨처스팀 바이오 메카닉스조에서 운동하면서, 권명철 코치님(퓨처스 재활/잔류코치)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정말 감사드린다. 투구 폼 등을 분석하면서 부족한 점을 찾고, 코치님과 함께 폼도 교정했다. 포크볼을 아예 던질 줄도 몰라서, 2m 앞에 망을 세워놓은 뒤 손목 스냅으로 던지는 훈련도 함께했다. 또 조웅천 코치님과 가득염 코치님께도 감사하다. 항상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분들이 안 계셨다면 올해 이렇게 1군에도 올라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오노 코치님 이야기도 빠트릴 수 없다. 올해 퓨처스팀 투수코치로 부임하자마자, 저에게 운동을 엄청나게 많이 하도록 신경써주셨다. 체력 훈련도 진짜 많이 했다. 때로는 제가 운동에 집중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렇게 대충 할 거면 하지 마라'고 쓴소리도 많이 해주셨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 말씀 때문에 정신을 바싹 차릴 수 있었다. 또 제가 경기 중에 안 좋으면 많이 티가 나는 편인데, 그런 부분까지 다 어루만져 주셨다. 경기에 나갈 기회도 많이 주셨다"면서 "마지막으로 운동하는 십몇 년 동안 계속 응원해주고 걱정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 지금보다 더욱 잘해서 효도도 많이 하고,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두산 베어스 투수 제환유.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투수 제환유.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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