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왕자'가 화려한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렀다. 문동주(22·한화 이글스)가 본인의 최고 구속을 경신하며 팀의 가을야구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는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에서 9-8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화는 지난 2018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무려 2263일 만에 포스트시즌 승리를 달성했다. 홈 경기로 한정하면 무려 6291일 전인 2007년 삼성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었다.
이날 한화는 낼 수 있는 최고의 선발 카드인 에이스 코디 폰세를 내세웠다. 그는 올해 페넌트레이스 29경기에서 180⅔이닝을 투구,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252탈삼진을 기록했다. 삼성전에서도 1경기에서 6이닝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폰세는 2회 들어 이재현의 2타점 2루타와 강민호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내주며 예상치 못하게 흔들렸다. 타선이 2회말 5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역전했지만, 폰세는 3회 무사 1, 3루에서 구자욱과 신경전을 펼치는 등 흔들렸다. 결국 구자욱의 희생플라이와 김영웅의 적시타로 5-5 동점이 됐다. 4회에는 김태훈에게 솔로포를 맞아 5-6으로 역전당했다.

그래도 한화는 6회말 손아섭의 1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든 후, 채은성의 2타점 적시타로 8-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폰세는 뜻밖에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7회초 마운드에는 문동주가 올라왔다. 앞서 김경문 한화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문동주의 불펜 투입에 대해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팀이 경기를 뒤집자 등판하게 됐다.
첫 타자 강민호를 상대한 문동주는 패스트볼 2개를 먼저 던진 뒤, 변화구 2개로 헛스윙 삼진을 만들었다. 이어 대타 박병호를 1루수 빗맞은 플라이로 처리한 그는 1번 김지찬을 상대로 연달아 강속구를 뿌렸다.
특히 4구째 패스트볼은 전광판에 시속 162km로 기록됐는데, 트랙맨 데이터상으로는 161.6km가 나왔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이는 개인 최고 기록이자, 올 시즌 KBO 리그 최고 구속이다. 결국 김지찬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ㄷ.
8회에도 등판한 문동주는 김성윤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구자욱을 3루수 느린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어 디아즈도 패스트볼로 삼진을 잡은 후 김영웅마저 떨어지는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날 문동주는 2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2022년 프로에 데뷔한 후 4시즌 만에 가을야구에 데뷔한 그는 첫 경기부터 홀드를 따냈다. 기대 이상의 호투에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투수코치랑 이야기해서 뒤에서 또 나올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경기 후 데일리 MVP로 선정된 문동주는 "첫 경기가 정말 중요했는데 잘 해낸 것 같아 좋다"며 소감을 밝혔다. 7회에는 크게 세리머니를 하고 8회는 차분히 들어온 부분에 대해 "목이 아팠다"고 농담을 던진 그는 "너무 상대를 자극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몸에서 스스로 나온 거 같다. 정말 집중한게 보여진 세리머니였다"고 얘기했다.
오늘 전광판에 시속 162km를 기록한 문동주는 "구속이 떨어질 정도로 날이 춥지는 않은 게 첫 번째 이유다. (채)은성 선배님의 적시타가 터지고 나서 팀이 중요한 상황에서 올라가 더 집중해서 던진 결과가 구속으로 보여졌다"고 했다. 해당 투구가 더 힘을 주고 던졌냐는 질문에 그는 "비슷하게 던졌는데 방망이에 맞고 하다 보니 그렇게 나온 것 같다"고 했다.
가을야구 데뷔전이 선발이 아닌 구원등판인 점이 아쉽진 않았을까. 그는 "아쉽지 않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1차전부터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영광이다. 언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르니 좋은 기회에 잘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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