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슈퍼 루키 정우주(19)가 1위 팀 LG 트윈스를 상대로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가을야구를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정우주는 2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LG 상대로 선발 등판해 3⅓이닝 1피안타 1몸에 맞는 공 3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정우주는 최고 시속 155㎞, 평균 152㎞의 빠른 공(35구)과 커브(10구), 슬라이더(8구)를 섞어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시작부터 위력적인 투구였다. 정우주는 1회초 홍창기와 신민재를 연속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후 오스틴 딘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김현수의 팔을 맞히면서 흔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빠른 공에 이따금 들어오는 변화구에 LG 타자들이 타이밍을 쉽게 잡지 못했다.
선구안과 콘택트가 준수하기로 정평이 난 문성주를 상대로 커브, 직구로 2스트라이크를 잡고 7구째 슬라이더를 뚝 떨어트려 약한 땅볼 타구를 유도했다. 1회를 무사히 넘긴 후 거칠 것이 없었다. 2회 오지환을 삼진으로 솎아낸 것을 비롯해 3회 박해민-홍창기-신민재로 이어지는 LG 타선을 공 11개로 땅볼 아웃 처리했다. 4회 오스틴을 다시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8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간 뒤, 조동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후 2회말 황영묵과 최재훈이 연속 1타점 적시타로 점수를 냈고, 3회말 2사 2루 노시환의 안타 때 문현빈의 적극적인 주루로 차이를 벌렸다. 6회말에는 2사 만루에서 이원석의 밀어내기 볼넷, 손아섭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한화 김경문 감독도 "선발로 나온 정우주가 3⅓이닝 동안 좋은 구위로 상대 타선을 잘 막아줬다"고 콕 집어 칭찬했다.

씩씩했던 신인은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다시 20살 순박한 청년으로 돌아왔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정우주는 "정말 기분 좋다. 사실 선발 등판을 전날(28일) 알게 돼서 많이 떨렸다. 긴장도 많이 했는데 (선발) 첫 등판을 생각하면서 루틴을 생각하니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이틀 전만 해도 예정에 없던 등판이었다. 전날(28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이미 몸을 다 풀었던 코디 폰세의 선발 등판이 불가능해졌다. 이미 2~4선발도 모두 소진했던 터라 선발 수업을 받던 신인 정우주에게 그 기회가 갔다. 하필 정규시즌 1위 매직넘버를 하나 남겨둔 LG전이라 의미가 컸다. 홈구장에서 시즌 내내 선두 경쟁을 하던 팀의 정규 우승 축포를 막아야 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정우주는 그러한 중압감을 이겨냈다.
정우주는 "전날부터 정말 중요한 경기라고 잘 알고 있어서 잠도 많이 못 잤다. 그런데 막상 또 마운드에 올라가니까 그런 생각이 안 들었다. 그래서 잘 던진 것 같다"며 "솔직히 (문)동주 형 던질 때 LG가 너무 잘 쳐서 걱정하긴 했는데, 맞더라도 후회 없이 내 공을 던지려 했다. 운이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폰세가 자신 때문에 갑자기 네 등판이 정해져서 미안하다고 했다. 경기 후에도 고맙다고 이야기했다"면서 "초구 카운트를 잡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또 커브가 잘 들어가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우주의 호투로 한화의 정규시즌 역전 우승 시나리오도 끝을 맺지 않았다. 여전히 LG가 남은 2경기에서 무승부만 추가하면 정규 1위를 확정하는 유리한 상황. 그러나 한화가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고 LG가 2경기를 다 지면 두 팀은 85승 3무 56패 동률로 1위 결정전에 돌입한다.
이날도 한화는 시즌 61번째 매진으로 1만 7000명의 만원 관중을 동원한 가운데, 정우주는 긴장감 넘치는 포스트시즌 분위기를 간접 체험했다.
정우주는 "공기가 평소와 많이 달랐던 것 같다. 형들과 선배님들도 뭔가 달랐고, 나도 그래서 더 잘 던지려고 더 집중했다. 또 LG를 상대하는 마지막 결과가 괜찮았던 것 같아 한국시리즈에서 만난다면 좋은 기억을 갖고 던질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포스트시즌(PS)에서는 아마 불펜으로 나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위기 상황이 오거나 막아야 할 때가 오면 목숨 걸고 막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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