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올해 유일 0피홈런' 예비 FA 배짱, 김서현 무너진 한화 구했다 "시즌 때보다 긴장 덜했다"

'올해 유일 0피홈런' 예비 FA 배짱, 김서현 무너진 한화 구했다 "시즌 때보다 긴장 덜했다"

발행 :
대전=김동윤 기자
한화 좌완 김범수가 1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9회초 김서현을 대신해 등판해 1점차 리드를 지켜내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올 시즌 종료 후 FA를 앞둔 김범수(30)가 한화 이글스의 7년 만의 가을야구 승리를 안겼다.


한화는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삼성을 9-8로 승리했다.


한화에는 2018년 10월 22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 이후 2263일 만의 포스트시즌 승리다. 대전에서 마지막 포스트시즌 승리는 무려 6291일 만으로, 2007년 10월 12일 삼성과 준PO 3차전 이후 처음이었다.


점수에서 보이듯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선발 투수들이 무너지면서 양 팀 간 26안타와 17득점이 오고 간 난타전이 됐고, 그 긴장감은 9회까지 이어졌다.


하마터면 승리를 챙기지 못 할 뻔했다. 9-6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한 마무리 김서현이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우중월 1점 홈런을 맞은 것이 시작이었다. 김태훈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고 강민호의 땅볼 타구 때 2루까지 향했다. 뒤이어 이성규에게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한화는 8-9 한 점 차로 쫓기게 됐다.


결국 한화는 마운드를 김서현에서 김범수로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올해 프로 11년 차를 맞이한 김범수는 정규시즌 73경기 2승 1패 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25, 48이닝 41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8, 피안타율 0.181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올 시즌 4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중 유일하게 홈런을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고, 7년 전 가을야구를 경험해 이 상황에서 가장 믿을 만한 투수였다.


기대에 100% 부응했다. 김지찬을 초구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더니 직구를 꽂아 땅볼 처리했다. 김성윤을 상대로도 커브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기록하고 슬라이더로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극적인 세이브를 올렸다.


경기 후 한화 김경문 감독은 "가을 축제는 이 기회가 지나면 다음이 없다. 오늘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김)범수가 큰일을 했다"고 칭찬했다.


한화 김서현(가운데)가 1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9회초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김범수에게는 7년 만의 포스트시즌 등판이었다. 당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에서 4경기 3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이번에도 무실점 피칭을 선보여 가을 남자로서 매력을 뽐냈다.


김범수는 "왼손 타자에 초점을 맞춰 준비는 계속하고 있었다. 타이밍이 딱 맞았다"며 "예전엔 지금처럼 나가라고 했으면 생각 없이 던졌을 텐데 지금은 생각하고 던지는 게 큰 것 같다. 지금은 그래도 야구를 알고 어떻게 끌어가는지 알아서 조금 더 편하게 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랜만의 피칭에 떨렸던 건 사실. 그래도 막상 시작하니 곧 평정심을 되찾았다. 김범수는 "사실 긴장감이 극도로 올라올 줄 알았다. 하지만 오늘 경기를 잘 치르면서 잘 풀었다. 오히려 시즌 때보다 긴장감은 덜한 것 같다. 1~2회만 조금 긴장했고 그 뒤로는 똑같았다"고 미소 지었다.


올해 김범수가 최고의 성적을 거둔 이유 중 하나인 커브는 이날도 역할을 제대로 했다. 수년간 직구-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을 하던 김범수는 올해 커브의 비율을 12.3%까지 늘리고 볼 배합에 다양성이 생기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효과적으로 빼앗았다.


그렇게 시즌 내내 쌓인 자신감이 가을야구에서도 배짱 있는 피칭으로 이어졌다. 김범수는 "초구 커브가 잘 들어간 것이 잘 풀린 이유다. 그게 볼이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는데, 잘 들어갔다. 그리고 상대한 타자들이 장타가 없어서 적극적으로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통한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을 76.5%까지 높인 한화는 이대로 3연승을 달리려 한다. 김범수는 "지금의 임팩트로는 부족하다. 이제 한 경기를 했고 3차전 안에 끝내는 것이 목표다. 그래야 한국시리즈에서 LG를 잡을 수 있다. 오늘의 승리에 대한 기쁨은 오늘로 끝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 좌완 김범수가 1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9회초 김서현을 대신해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추천 기사

스포츠-야구의 인기 급상승 뉴스

스포츠-야구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