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수리 킬러'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32)의 2차전 등판이 불발됐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담 증세 탓이다.
LG는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1차전에서 한화를 8-2로 제압했다.
이로써 LG는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73.2%를 잡았다. 역대 41번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잡은 30개의 팀이 최종 우승까지 해냈다. 반면 한화는 체력적인 열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2차전 선발은 LG 임찬규, 한화 류현진이다.
수비를 비롯해 투·타에서 LG가 한화를 압도했다. 선발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가 6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승리 투수가 됐다. 선발에서 불펜으로 변신한 송승기가 공 11개로 1이닝 퍼펙트를 마크했고, 필승조 김진성(1이닝)-유영찬(1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선도 안타 7개로 무려 8점을 뽑아냈다. 신민재가 5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문보경이 4타수 2안타 2타점, 박해민이 쐐기 솔로포를 포함해 3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경기 후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승리 후 LG 염경엽 감독은 "2차전 선발은 원래 치리노스였는데, 자고 일어나니 담이 왔다고 한다. 고민하다가 잠실에서 (임)찬규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찬규로 결정했다. 치리노스는 회복하는 걸 보고 3차전이나 4차전에 등판시킬지 결정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때아닌 날벼락이다. 치리노스는 올해 LG 1선발로서 정규시즌 30경기 13승 6패 평균자책점 3.31, 177이닝 137탈삼진을 기록했다. 한화에도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1.40으로 강했다.

1차전 선발에서 밀린 이유는 스태미나였을 뿐이다. 치리노스는 4일 휴식 후 4경기 평균자책점 4.87, 5일 휴식 후 평균자책점 2.85로 휴식일에 따라 퍼포먼스 차이가 극명했다. 또한 1~3회 피안타율 0.233, 4~6회 피안타율 0.265, 7~9회 피안타율 0.342로 던질수록 구위가 떨어졌다.
전날(25일) 미디어데이에서 염 감독은 "지금 우리 선발 중 톨허스트가 가장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다. 올해 한국시리즈는 3~5차전이 3일 연속 이어져 있기 때문에 1차전 선발이 4일 로테이션을 돌아야 한다. 치리노스는 체력적인 부담이 있어 톨허스트가 훨씬 효과적이라고 봤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톨허스트를 1선발로 내세운 건 신의 한 수가 됐지만, 치리노스의 등판이 불투명해지면서 LG는 고민을 안게 됐다. 염 감독은 "치리노스가 4차전까지는 될 것 같다. 심하게 온 것 같진 않다. 이번 시리즈는 선발 싸움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좀 더 완벽하게 준비됐을 때 내려고 한다. 5차전에 가게 되면 선발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최대한 회복 속도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찬규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임찬규는 정규시즌 27경기 11승 7패 평균자책점 3.03, 160⅓이닝 107탈삼진으로 토종 1선발 역할을 해냈다. 한화에 5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59, 잠실에서도 14경기 5승 3패 평균자책점 2.80으로 강한 편이어서 2차전 선발로는 오히려 적격이다.
염 감독은 "(임)찬규가 잠실에서 나쁘지 않다. 좋은 카드가 될 거라 생각한다. 대전보다 잠실서 던지는 게 유리하다. 우리 팀에서 한화전 평균자책점 1위가 임찬규다. 잠실서 훨씬 더 좋았다"고 걱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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