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르소가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으니,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2 인천 유나이티드 윤정환 감독은 '누가 미쳐줘야 우승을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2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36라운드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다. 이날 인천은 이기면 우승과 함께 K리그1 승격을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윤정환 감독은 "우리 팀에서는 어떻게 보면 제르소가 에이스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면서 "거기서 잘 풀리면 다른 선수들도 잘 풀릴 거라고 보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있다. 컨디션도 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실제 제르소는 이날 경기 전까지 12골 10도움을 기록하며 인천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중요한 순간 터지는 득점포뿐만 아니라 어시스트까지 더해 공격의 중심에 섰다. 최전방에 선 무고사(19골 3도움)가 마무리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제르소는 공격 포인트뿐만 아니라 전술적으로 팀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시즌 초반 4경기 연속 침묵이 가장 오랫동안 공격 포인트를 쌓지 못한 시기일 정도로 시즌 내내 꾸준했다는 점도 중요했다. 경남전까지 36경기 중 결장 1경기, 교체 투입 1경기를 제외하고 남은 전 경기는 '선발'로 나섰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였다. 윤 감독이 제르소를 콕 집어 '에이스 같은 역할을 하는 선수'라고 지목한 이유였다.


그리고 제르소는 실제 윤정환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우승이 걸린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했던 그 '한 방'을 제르소가 해냈다. 전반 34분이었다. 박승호가 전방 압박을 통해 공을 따낸 뒤 흐른 공을 제르소가 따냈고, 이후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단숨에 페널티 박스 안까지 파고들었다.
골 지역 왼쪽에서 수비수와 맞선 제르소는 간결한 개인기로 상대를 따돌린 제르소는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슈팅 각도가 크진 않았으나, 워낙 강력했던 데다 골문 상단 구석을 뚫어낸 슈팅은 인천 골망을 시원하게 흔들었다. 승리를 위해 골이 절실한 상황, 해결사는 '역시' 제르소였다.
제르소는 지난 2023시즌 인천에 입단한 뒤 두 시즌 연속 팀의 핵심으로 활약했지만, 지난해 팀의 강등을 막지는 못했다. 그러나 팀의 강등 이후 다른 팀 러브콜에도 잔류했고, K리그2 무대에서도 변함없는 존재감을 발휘했다. 시즌 내내 이어진 활약에 우승이 걸린 경기에서마저 더할 나위 없는 결실을 맺었다.
제르소의 골로 기세가 오른 인천은 후반 무고사, 바로우의 연속골까지 더해 경남을 3-0으로 완파하고 남은 3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K리그2 우승과 다음 시즌 K리그1 승격을 모두 확정했다. 지난 시즌 K리그1 최하위에 머무르며 창단 첫 강등 아픔을 겪었던 인천은 강등 1년 만에 재승격하는 데 성공했다. 창단 첫 '우승 타이틀'도 구단 역사에 새겼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