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옌스 카스트로프(23·묀헨글라트바흐)가 소속팀 경기에서 퇴장당했다. 축구에서 레드카드를 받는 게 놀랄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자칫 상대의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뻔한 거친 태클이었다는 점이다. 이전 소속팀에서도 카드를 워낙 자주 받던 기록이 주목을 받았던 터라, 대표팀 자원으로서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 고민이 필요해졌다.
역대 최초의 외국 태생 혼혈 선수 국가대표인 카스트로프는 지난 25일(한국시간) 독일 묀헨글라트바흐의 보루시아 파크에서 열린 2025~2026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8라운드 홈경기 바이에른 뮌헨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19분 만에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볼 경합 과정에서 루이스 디아스의 발목 부위를 겨냥한 거친 태클이 화근이었다. 카스트로프는 태클 과정에서 축구화 스터드(바닥)로 디아스의 발목을 가격했다.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냈다가 비디오판독(VAR) 온 필드 리뷰를 거쳐 레드카드로 바꿨다. 그만큼 위험한 태클이었다는 뜻이다.
카스트로프는 경기가 끝난 뒤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도 "다행히 강하게 가격하진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동작 자체가 자칫 상대 선수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힐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심지어 태클을 한 뒤 발을 빼는 동작도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카스트로프 스스로 인정했듯 레드카드는 정당한 판정이기도 했다.
문제는 카스트로프의 이같은 거친 플레이가 이번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스트로프가 한국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을 당시 주목받았던 기록 중 하나가 바로 '카드 기록'이었을 정도다.


실제 카스트로프는 뉘른베르크 시절이던 2023~2024시즌 독일 2.분데스리가(2부)에선 27경기에서 경고 12장에 퇴장 2회(경고누적 1회·다이렉트 1회)를 각각 당했다. 지난 시즌에도 25경기에서 무려 11장의 경고를 받았다. 올 시즌엔 7경기(선발 5경기)에서 경고 1회, 다이렉트 퇴장 1회다. 결코 평범하지는 않은 카드 수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역시 이미 카스트로프의 이같은 성향을 알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대표팀 명단 발표 당시 카스트로프를 처음 발탁하면서 "굉장히 파이터적인 성향을 가진 선수다. 그 안에서 아주 거칠게 하는 스타일"이라며 "지금 있는 (기존) 선수들과 유형이 다르다"고 소개한 바 있다. 실제 상대와 거칠게 부딪치면서 중원 싸움을 펼치는 유형은 분명 대표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이같은 스타일이 상대적으로 높은 카드 확률로까지 이어진다면 또 다른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
특히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카드는 아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자칫 바이에른 뮌헨전 퇴장 장면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똑같이 나온다면, 그 여파는 해당경기는 물론 퇴장에 따른 징계로 다음 경기까지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 경기 이른 시간 경고를 받는다면 선수 플레이 자체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고, 누적 경고 2회에 따른 다음 경기 출장 정지 징계 등 역시도 대회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이 선수의 강점으로 소개한 만큼 선수 성향을 단번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그 성향이 대표팀 전체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면 이는 짚고 넘어갈 문제다. 상대를 괴롭히기 위해 스타일의 장점을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카드를 받는 확률을 줄이는 활용법 등에 대한 고민 등이 필요한 배경이다. 한 시즌을 길게 치르는 분데스리가에서 받는 카드와 달리, 단기간 매경기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월드컵 본선에서 받는 레드카드 등은 대표팀에 그야말로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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