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역대급 돌풍이 등장했다. 승격팀이 세계 챔피언까지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영국 매체 'BBC'는 26일(한국시간) "선덜랜드가 첼시전 승리로 선두권과 격차를 좁혔다"며 "이들의 시즌 출발은 단순한 꿈이 아닌 현실이 됐다"고 전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잉글랜드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승격을 노리던 선덜랜드는 어느새 EPL 무대에서 빅클럽을 상대로 연전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레지스 르브리스 감독이 이끄는 팀은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두며 8년 만에 1부리그로 복귀한 뒤 올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25일 선덜랜드는 첼시 원정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7경기 만에 5승(2무 2패)째를 쌓았다. 첼시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챔피언에 오른 강호다.
EPL 9라운드 결과 선덜랜드는 아스널(승점 22), AFC본머스(18점), 토트넘 홋스퍼(17점)에 이어 4위에 위치했다.
'BBC'는 "선덜랜드가 9경기에서 기록한 승점 17점은 1999~2000시즌과 같은 구단 자체 EPL 초반 최고 기록"이라며 "승격팀으로서 이보다 많은 승점을 같은 시점에 기록한 팀은 단 5개뿐"이라고 전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공격보다 수비 중심의 전술 완성도다. 'BBC'에 따르면 선덜랜드는 이번 시즌 평균 볼 점유율이 42.5%에 불과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에 이어 최소 실점 3위를 기록하고 있다. 53.3%의 경합 성공률은 맨시티에 이어 리그 2위다.
르브리스 감독은 첼시전 승리 후 "우리는 프리시즌부터 단결력과 수비 조직력을 중심으로 팀의 정체성을 다졌다"며 "공을 오래 소유하지 않아도 상대를 압박하고, 골 기회를 만드는 방법을 찾았다. 선수들과 스태프 모두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선덜랜드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이다. 구단은 올여름 15명의 신입 선수를 영입하며 1억 6100만 파운드(약 3085억 원)를 투자했다. 승격팀으로서는 이례적인 규모다.
'BBC'는 "많은 돈을 쓴다고 생존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선덜랜드는 그 인식을 완전히 뒤집었다"고 평가했다.
전 EPL 공격수 트로이 디니는 "대부분의 승격팀은 승격에 일조한 선수들을 대부분 EPL에서도 기용하지만, 선덜랜드는 완전히 새로웠다"며 "이제 그들은 단순히 잔류가 아닌 상위 10위권을 바라볼 수준의 팀이 됐다. 몇 달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선덜랜드 팬들이 미쳤냐는 소리를 했을 것"이라며 선덜랜드의 상위권 질주를 극찬했다.
르 브리스 감독은 "우리는 함께 고통받으며 성장했다. 중요한 건 팀 전체의 헌신"이라며 "이 분위기를 유지한다면 더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