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67) 한화 이글스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판정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오지환(35·LG 트윈스)의 노련한 수비에 제대로 당했다.
원정에서 시리즈 전적 0승 2패에 몰린 뒤 홈으로 돌아온 한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양 팀의 희비를 가른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한화는 2회말 1사 1,2루 절호의 기회를 잡았고 최재훈의 좌전 안타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이어 이도윤이 유격수 방면 힘 없이 뜬 타구를 날렸는데 오지환의 플레이가 눈길을 끌었다.
오지환은 충분히 잡아낼 수 있는 타구를 일부러 떨어뜨렸다. 2루로 공을 뿌려 1루 주자를 잡아냈고 포스아웃시켰고 런다운을 통해 2,3루에서 이진영까지 돌려세웠다. 추가 실점의 위기를 한 방에 지워냈다.
그러나 한화로선 선뜻 납득하기 어려웠다. 충분히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고 심판진을 향해 불만을 나타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2회말 김경문 감독 항의는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하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였다"고 확인시켜줬다.
문제는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리한 오지환은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되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 고의낙구를 했다. 한 번에 주자 2명을 잡아낼 수 있는 기회를 침착하게 살려낸 것.
오지환의 똘똘한 수비 하나가 한화의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위기 뒤 기회라는 격언이 제대로 들어맞았다. 공교롭게도 3회초 LG는 내야 안타로 시작해 신민재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4회초 김현수의 솔로 홈런까지 터뜨리며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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