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성(30)이 1년 만에 다시 자유계약선수(FA)로 시장에 나왔다. 유격수 품귀 현상 속 1억 달러(1434억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맺을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4일(한국시간) "김하성이 2026시즌 연봉 1600만달러(229억원) 옵션 대신 옵트아웃을 행사했다"며 "원 소속팀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독점 협상권은 사라졌다"고 밝혔다.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총액 3900만 달러(559억원) 계약을 맺었던 김하성은 지난해 1년 옵션을 택하지 않고 FA로 시장에 나왔다.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게 치명타가 됐다. 당초 1억 달러 이상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김하성의 몸 상태에 의구심을 가진 구단들은 섣불리 다가서지 않았다. 김하성이 부상 이전과 같은 활약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탬파베이 레이스가 나섰다. 2년 총액 최대 3100만 달러(444억원)에 계약을 맺었는데 그 안에는 옵트아웃이 포함돼 있었다. 한 시즌만 보내고도 옵트아웃을 행사하면 다시 FA 시장에 나올 수 있었다.
수술 후 복귀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졌다. 김하성은 7월 초에서야 복귀할 수 있었고 8월까지 24경기에서 타율 0.214, OPS(출루율+장타율) 0.611에 그쳤다.

당초부터 큰 금액을 배팅했던 탬파베이는 기대이하의 김하성을 정리했다. 애틀랜타가 트레이드로 김하성을 품게 됐다.
이적 이후부터 김하성은 다른 선수가 됐다. 24경기에서 타율 0.253, OPS 0.684를 기록했고 부상 이전과 같은 활약에 몸값은 치솟기 시작했다. 시즌 중에도 김하성이 옵트아웃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고 결국 김하성은 잔류할 경우 받을 수 있는 1600만 달러(229억원) 대신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애틀랜타로서는 억울할 수 있는 결정이지만 김하성은 그만큼 자신감에 찬 결정을 내렸다. 확실한 근거도 있다. 이번 FA 시장에선 유격수가 매우 귀한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대어로 꼽혔던 보 비솃은 올 시즌 타율 0.311 18홈런 94타점, OPS 0.840으로 맹활약한 특급 유격수 자원인데 왼 무릎을 다쳐 시즌 막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수비력에서도 골드글러브 수상자 출신에 2루수와 3루수로 소화할 수 있는 김하성의 가치가 더 높다는 평가다.
또 다른 유격수 자원 트레버 스토리는 계약 옵션으로 인해 보스턴 레드삭스에 잔류할 가능성이 점쳐 진다.
MLB닷컴 또한 "김하성이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우수한 유격수로 평가받을 수 있다"며 "연평균 2000만 달러(286억원) 이상의 다년 계약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약 기간을 5년 이상으로 잡는다면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부상이 크나 큰 악재가 됐지만 지난해 탬파베이와 계약도 김하성으로선 최선이었다. 더구나 옵트아웃을 포함시키며 FA 재수를 할 수 있었다. 그의 뒤엔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있다. 건재함을 과시한 뒤 맞은 FA이기에 더욱 좋은 조건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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