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에 출전 중인 백기태호가 첫 경기부터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2년 전 선배들의 '전패 악몽'을 끊고 6년 만에 U-17 월드컵 승리를 안았는데, 대회 규모가 커지면서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 역시 매우 커졌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U-17 축구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어스파이어존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구현빈(인천 유나이티드 U-18)과 남이안(울산HD U-18)의 연속골을 앞세워 멕시코를 2-1로 제압했다.
한국이 U-17 월드컵에서 승리를 거둔 건 김정수 감독이 이끌던 지난 2019년 브라질 대회 이후 6년 만이다. 변성환 현 수원 삼성 감독이 이끌었던 지난 2023년 대회 땐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바 있다.
경기 초반 멕시코의 파상공세를 박도훈(대구FC U-18) 골키퍼의 선방으로 막아내던 한국은 전반 19분 코너킥 상황에서 굴절된 공이 구현빈의 얼굴에 맞고 들어가는 행운의 골로 균형을 깨트렸다. 한국은 전반 44분 다이빙 헤더골로 동점골을 실점했지만, 후반 4분 김도민(울산 U-18)의 크로스를 남이안이 헤더로 연결하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승점 3점(1승)을 기록, 앞서 코트디부아르를 4-1로 완파한 스위스(승점 3점)에 득실차에서 뒤진 2위로 올라섰다. 남은 조별리그 일정은 8일 스위스, 10일 코트디부아르전이다.


상대 전력과 첫 경기에 대한 부담감 등 대회 전부터 '최대고비'로 꼽혔던 멕시코를 잡아내면서 가파른 상승세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백기태 감독은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멕시코와 스위스를 상대로 절대 패하지 말자는 생각"이라며 "1승 1무를 하면 가장 좋다. 이 두 경기에서 절대 지면 안 된다"고 했다. 다행히 멕시코전 승리를 통해 한국은 부담 대신 자신감을 안고 대회 여정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첫 경기부터 승점 3점을 챙기면서 한국의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도 매우 커졌다. 이번 대회부터 대회 참가팀 수가 24개국에서 48개국으로 크게 늘고, 토너먼트도 16강에서 32강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조별리그는 4개팀씩 12개 조로 나뉘어 진행되고, 각 조 1, 2위는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12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8개팀까지 32강 진출권이 추가로 돌아간다. 남은 경기에서 전패를 당해 조 최하위로 추락하지 않는 한 토너먼트 진출은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만약 한국이 U-17 월드컵 토너먼트에 진출하면 2023년 대회 조별리그 탈락의 아쉬움을 털고 2019년 브라질 대회(8강) 이후 6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하게 된다. 역대 최고 성적은 1987년 대회와 2009년, 2019년 대회에 올랐던 8강이다. 백기태 감독은 "누구나 우승이 목표지만 현실적으로는 예선 통과가 1차 목표다. 조별리그를 통과해서 선수들에게 한 경기라도 더 기회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한국 축구의 미래들로 꼽히는 이번 U-17 대표팀 후배들을 향해 이강인도 응원을 전했다. 그는 5일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U-17 대표팀의 멕시코전 승리 소식을 전하면서 박수 이모티콘 등을 덧붙였다. 이강인은 지난 2019 FIFA U-20 월드컵 골든볼 출신이지만, U-17 월드컵에는 나서지 못했다. 이번 U-17 월드컵 세대는 2008~2009년생 선수들로, 이강인과는 7~8살 차이가 난다. 이강인이 9살 많은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과 A대표팀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향후 A대표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큰 후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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