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만에 만원 관중 앞에 섰음에도 여전했다. '잠실 빅보이' 이재원(26)이 급이 다른 파워로 야구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첫 경기에서 체코 대표팀에 3-0으로 승리했다.
압도적인 마운드가 돋보였다. 선발 투수 곽빈이 최고 시속 156㎞의 빠른 공으로, 2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피칭했다. 이후 김건우(2이닝)-최준용(1이닝)-이호성(1이닝)-이로운(1이닝)-김택연(1이닝)-조병현(1이닝)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남은 8이닝을 무실점으로 합작했다. 9이닝 동안 17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동안 피안타는 단 3개였다.
타격은 조금 더뎠다. 1회 송성문의 1타점 적시타, 2회 최재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1타점 이후 침묵했다. 그러다 1만 6100명 만원 관중의 답답한 속을 뻥 뚫리게 하는 한 방이 나왔다. 8회말 2사 1, 2루에서 이재원이 가볍게 밀어 쳐 우측 외야로 향하는 대형 적시타를 때려냈다. 좌우 담장까지 99m인 고척돔에서 담장 바로 앞 워닝트랙(95m)에 닿은 타구에 관중들은 힘찬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이재원은 "첫 타석(6회 1, 2루)에서 해결 못해서 이번 타석에서는 기회가 오면 해결하려 했다. 타구 질은 계속 좋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형 타구에 주자들이 모두 뛰었고 빠른 발을 가진 이재원은 3루까지 내달렸으나, 갑자기 멈추고 2루로 귀루하다 아웃당했다. 3루 베이스가 비어있어 멈추지 않았다면 3루타가 될 수 있었다.

이에 이재원은 "(안그래도 주루 때문에) 혼났다. 3루 베이스가 빈 걸 못 봤다. (선행 주자였던) 한동희를 생각 못하고 타구가 뜨자마자 한 점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생각에 뛰었다. 내가 판단을 잘못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만원 관중에 설레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현재 국군체육부대(상무)에 복무 중인 이재원은 원소속팀 LG 트윈스 시절 응원가에 벅찬 심정을 드러냈다. 이재원은 "오랜만에 LG 팬들의 응원을 들었는데 너무 감사했다. 하지만 첫째가 실력이니까, 돌아가서 실력을 보여드리고 그다음에 감사한 마음을 받겠다"고 미소 지었다.
청주석교초-서울경원중-서울고 졸업 후 2018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7순위로 입단한 이재원은 잠실에서도 한 시즌 30홈런을 칠 수 있을 거란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0년 1군 데뷔 후 입대 전까지 220경기 타율 0.222, 22홈런 78타점, OPS 0.701로 활약이 저조했다.
하지만 상무 입대 2년 차인 올해, 78경기 타율 0.329(277타수 91안타) 26홈런 91타점 5도루, 출루율 0.457 장타율 0.643으로 2군 무대를 지배했다. 올해 12월 9일 제대해 내년에 복귀하는 이재원에 염경엽 LG 감독은 "우리 팀의 미래"라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 역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재원은 "예전에는 멘탈이 많이 흔들렸다. 하지만 (상무로 가) 마인드 셋을 바꾸면서 '나에 대한 확신'이 더 생겼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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