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이 열린 지 일주일 가까이 되도록 아직 '1호 계약'이 나오지 않았다. 눈치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스타트를 끊지 못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5일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고, 8일 승인 선수를 발표했다. 이어 9일부터 자유로운 협상이 시작됐다.
올해 FA 시장은 '게임 체인저'급 초대어는 없지만, 필요한 곳에 구멍을 메울 수 있는 선수들은 보인다. 공수주를 겸비한 유격수로 자리잡고 있는 박찬호(30)를 비롯해 젊은 거포 자원인 강백호(26), 리그 최고의 수비를 지닌 중견수 박해민(35), 알짜 투수 자원인 김범수(31)와 조상우(31), 최원준(31) 등이 있다.
영입이 필요한 구단들도 있다. 김원형(53) 신임 감독에게 취임 선물을 주려는 두산 베어스, 이강철(59)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에 힘을 실어주려는 KT 위즈 등이 큰 손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았다. 여기에 리그의 호황 속에 다른 팀들도 총알을 비축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시장이 열리고 6일이 지나도록 아직 1호 계약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2016년 우선협상기간이 폐지된 후 지난해까지 1호 FA 계약자는 늦어도 9일 안에 발표됐다. 2017년 문규현(당시 롯데)과 2024년 우규민(KT)은 아예 협상 시작 당일에 발표됐다. 같은 기간 1호 계약이 이적이었던 유일한 사례인 원종현(NC→키움)도 2일 만에 나왔다.
협상이 멈춘 것도 아니다. 이번 FA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박찬호에 대해서는 이미 몇몇 구단과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야구계에서는 두산이 영입전에서 앞서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협상이 완료된 건 아니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구단에서 조금씩 얘기는 듣고 있다. 협상을 좋게 하고 있다더라"고 밝혔다.
결국 대어급인 박찬호나 강백호의 거취가 결정돼야 다른 선수들의 행선지도 정해질 것이 유력하다. 다만 주말이 껴있는 상황이어서 하루이틀 내 발표도 쉽지는 않다. 결국 이 침묵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 2016년 이후 FA 1호 계약 (협상 시작일 / 1호 계약일)
- 2016년: 11월 11일 시작 / 11월 15일 김재호-두산 4년 50억 원 (4일)
- 2017년: 11월 8일 시작 / 11월 8일 문규현-롯데 2+1년 10억 원 (당일)
- 2018년: 11월 21일 시작 / 11월 28일 모창민-NC 3년 20억 원 (7일)
- 2019년: 11월 4일 시작 / 11월 13일 이지영-키움 3년 18억 원 (9일)
- 2020년: 11월 29일 시작 / 12월 1일 김성현-SK 2+1년 11억 원 (2일)
- 2021년: 11월 26일 시작 / 11월 27일 최재훈-한화 5년 54억 원 (1일)
- 2022년: 11월 17일 시작 / 11월 19일 원종현-키움 4년 25억 원 (2일)
- 2023년: 11월 19일 시작 / 11월 20일 전준우-롯데 4년 47억 원 (1일)
- 2024년: 11월 6일 시작 / 11월 6일 우규민-KT 2년 7억 원 (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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