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격투계의 간판으로 불리던 나스카와 텐신(27)이 WBC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프로 복싱 데뷔 후 첫 패배를 기록했다. 킥복싱과 MMA 시절을 포함한 공식전 55경기 만의 첫 패배다.
일본 '데일리' 등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밴텀급 1위 나스카와는 도쿄의 아레나 도요타에서 열린 WBC 세계 밴텀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동급 2위 타쿠마 이노우에(29·오하시)에게 12라운드 종료 판정 0-3(111-117, 112-116, 112-116) 완패를 당했다.
현지는 나스카와의 패배에 "불패 신화가 종지부를 찍었다"라고 할 정도로 큰 충격에 빠졌다.
나스카와는 복싱 전향 후 8전째에서 첫 패배를 당했다. 킥복싱, MMA·, 복싱을 합친 공식전 기준 55번째 경기에서 첫 패배를 당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치열했다. 1라운드 막바지부터 나스카와는 이노우에를 몰아붙였다. 2~3라운드에서는 특유의 변칙 움직임과 보디 공격으로 흐름을 가져갔다.
하지만 4라운드부터 이노우에가 압박을 강화하며 경기 양상이 달라졌고, 이후 중반 라운드에서 정확한 오른손과 잽을 앞세워 점수를 쌓았다. 5~8라운드에서도 이노우에가 우세를 확보했다. 10라운드에서는 나스카와가 노가드 공격으로 변화를 시도했지만, 끝내 반전은 없었다.

경기 종료 벨이 울린 뒤 나스카와는 코너로 돌아오며 패배를 직감한 듯 눈물을 보였다. '데일리'에 따르면 나스카와는 경기 직후 "더 강해지겠다"며 링 위에서 이노우에에게 다시 한번 맞대결을 부탁했다. 심지어 사방의 관중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나스카와를 완파한 이노우에는 이 승리로 전적을 23전 21승 2패로 끌어올렸다.
유망주 시절부터 나스카와는 킥복싱과 MMA부문 천재로 통했다.
특히 2018년 새해맞이 이벤트에서는 플로이드 메이웨더(48)와 경기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당시 경기에서 나스카와는 1라운드 TKO 패배를 당했다. 메이웨더는 그 경기로 900만 달러(약 132억 원)의 파이트머니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메이웨더는 나스카와를 경기 내내 압도한 뒤 조롱하는 듯한 춤사위까지 벌여 큰 화제가 됐다.
이후 2022년 프로 복싱으로 전향한 나스카와는 빠르게 체급 상위권을 점령했다. 2023년 데뷔전 이후 7연승을 기록했고 2024년에는 제이슨 모로니를 꺾고 WBO 아시아·퍼시픽 밴텀급 타이틀을 획득했다. 세계복싱평의회(WBC) 발표 최신 랭킹에서 밴텀급 세계 1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번 패배로 세계 타이틀 도전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지만, 일본 현지는 나스카와의 부활을 확신했다. '데일리'는 "나스카와의 무패 기록은 깨졌지만, 그는 경기 직후 '무조건 더 강해진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챔피언에 오른 이노우에는 앞으로 첫 타이틀 방어전 상대를 정해야 한다. 나스카와의 재도전 성사 여부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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