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락 위기에서 기적의 원정 2연승으로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LA 다저스. 김혜성(26)과 사령탑의 달리기 시합이 분위기를 바꿨다.
미국 매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최근 '다저스의 2025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결정지은 13번의 순간'이라는 주제로 가을야구에서의 인상적인 장면을 소개했다.
다저스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93승 69패(승률 0.574)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올랐다. 이어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차례차례 상대를 격파하며 월드시리즈에 올랐고, 7차전 승부 끝에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꺾고 2년 연속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월드시리즈 전까지는 비교적 쉬운 승부를 펼쳤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신시내티 레즈 상대, 2승 무패)와 챔피언십시리즈(밀워키 브루어스 상대, 4승 무패)는 스윕승이었고,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디비전시리즈도 3승 1패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에서는 아찔한 순간을 맞이했다. 1차전부터 6회 9실점하며 4-11로 패배했고, 2승 1패로 앞서던 상황에서 4, 5차전을 홈에서 모두 지면서 1패만 더하면 준우승으로 끝날 상황에 몰렸다. 3차전 연장 18회 승부가 독이 된 모양새였다.
다저스는 5차전 종료 후 원정길에 올랐다. 토론토의 홈인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다저스 선수단은 훈련을 진행했다. 그런데 6차전을 하루 앞둔 날, 재밌는 장면이 나왔다. 데이브 로버츠(53) 다저스 감독이 흙먼지를 뒤엎은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김혜성과 달리기 시합 때문이었다. 다저스의 공식 SNS 계정이 공개한 영상에서 로버츠 감독과 김혜성과 대결을 펼쳤다. 김혜성은 1루 베이스를 밟고, 로버츠 감독은 몇 발짝 떨어진 지점에서 스타트를 했다. 나이는 속일 수 없는 듯 2루 베이스에 도달하자 김혜성이 역전에 성공했다. 열심히 뛰던 로버츠 감독은 그만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마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듯했다.
이를 지켜보던 선수들은 폭소를 보냈다. 김혜성 역시 이를 발견하고 박장대소를 했다. 로버츠 감독은 선수 시절 243도루를 기록했고, 다저스 시절인 2002년(45도루)과 2003년(40도루) 2시즌 연속 리그 도루 3위에 오를 정도로 빠른 발로 유명했다. 하지만 50대에 접어든 나이를 무시할 수 없었다.
당시 다저스는 "감독이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있다"는 설명을 달았다. 그리고 이는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6차전에서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9회 상대 주루사로 3-1로 승리했다. 다저스는 7차전에서는 선발 오타니 쇼헤이가 조기 강판됐음에도 8회와 9회 솔로포로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 11회 윌 스미스의 결승 솔로홈런과 야마모토의 구원 역투로 5-4 역전승을 거둬 우승을 차지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김혜성과 로버츠 감독의 시합 장면을 언급하며 "로버츠 감독은 빠른 발을 지닌 김혜성을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그는 2루를 지나자마자 넘어져 겨우 90피트밖에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로버츠의 이런 모습을 매우 좋아했고, 긴장이 풀리면서 2연승을 거뒀다"고 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