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강 플레이오프(PO) 추락 벼랑 끝에 몰렸던 울산 HD가 가까스로 잔류를 확정했다. 다만 자력 잔류가 아닌 다른 팀 결과 덕분에 어부지리로 살아남았다. 선수단도 잔류 확정에 대한 기쁨이 아닌 '잔류당한' 상황에 팬들 앞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노상래 감독대행이 이끄는 울산은 3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SK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8라운드 최종전에서 0-1로 졌다. 경기를 주도하고도 좀처럼 균형을 깨트리지 못하던 울산은 후반 44분 김승섭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실점한 뒤 결국 패배했다.
같은 시각 수원FC가 광주FC를 이겼다면, 울산은 승점 44점(11승 11무 16패)으로 수원FC(승점 45점)에 밀려 승강 PO인 10위로 추락할 수도 있었던 상황. 그러나 수원FC가 광주FC에 0-1로 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울산은 최종전 패배에도 9위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최종전에서 지고도 이른바 '잔류를 당했다'는 팬들의 비아냥이 나온 배경이다.
지난 2022시즌과 2023시즌,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 무려 세 시즌 연속 K리그1 왕좌에 오르며 '왕조'를 구축했던 울산은 시즌 내내 부진을 거듭한 끝에 결국 강등 위기까지 내몰렸다. 이 과정에서 김판곤 감독이 물러나고, 신태용 감독마저 선수단과 불화설 속 부임 두 달 만에 경질되는 등 시즌 내내 어수선한 분위기만 이어졌다. 그야말로 '디펜딩 챔피언의 추락'이었다.

그나마 울산 선수단이 할 수 있는 건 시즌 최종전에서 이번 시즌의 아쉬움을 털고, 다음 시즌의 희망을 기대케 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제주를 꺾고 자력으로 잔류를 확정 짓고, 나아가 다음 시즌 반드시 반등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게 중요했다. 강등 위기에 내몰린 가운데에서도 이날 1만 1928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은 배경이기도 했다.
그러나 울산은 시즌 최종전마저도 고개를 숙였다. 결과적으로 살아남긴 했지만, 그마저도 자력으로 이뤄내지 못한 채 수원FC의 패배 덕분에 생존하는 상황까지 내몰리게 됐다. 극적인 잔류 확정에도 울산 선수들은 팬들 앞에서 굳은 표정 속 고개를 숙여야 했다. 울산 서포터스도 선수단의 '의지'를 저격하고 비판하는 현수막을 통해 불만 목소리를 냈다.
한편 이날 K리그1 최종전이 끝나면서 올 시즌 K리그 승강 PO1은 제주(K리그1 11위)와 수원 삼성(K리그2 2위), 승강 PO2는 수원FC(K리그1 10위)와 부천FC(K리그2 PO 승리팀)의 맞대결로 확정됐다. 승강 PO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돼 내달 3~4일 1차전이, 7일엔 2차전이 각각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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