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란히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진행 중인 수원 삼성과 수원FC가 나란히 위기에 내몰렸다. 각각 제주 SK와 부천FC와의 승강 PO 1차전에서 패배한 여파다. 2차전에서 승부를 뒤집지 못하면, 두 팀이 펼치는 '수원 더비'는 다음 시즌 K리그2(2부) 무대에서 펼쳐지게 된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지난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승강 PO1 1차전에서 제주에 0-1로 졌다. 수원 삼성은 이번 시즌 K리그2 준우승팀 자격으로 승강 PO에 진출해 승격 기회를 잡았고, 제주는 K리그1 11위로 추락해 강등 위기에 몰렸으나 1차전 희비는 오히려 엇갈렸다.
당시 수원 삼성은 슈팅 수에서 17-5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도 후반 22분 골키퍼 김민준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한 뒤, 유리 조나탄에게 선제 결승골을 실점했다. 이날 경기장엔 1만 8715명의 많은 관중이 들어찼으나, 수원 삼성은 기선제압에 실패한 채 제주 원정길에 오르게 됐다.
반대로 K리그1 10위로 승강 PO에 내몰린 수원FC는 5일 부천 원정길에서 0-1로 졌다. 전날 열릴 예정이던 승강 PO2 1차전이 사상 초유의 강설로 인해 하루 연기되는 변수 속 수원FC는 후반 시작 48초 만에 바사니에게 허용한 선제 실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부천은 K리그2 3위로 K리그2 PO에 진출한 뒤, 성남FC를 제치고 창단 첫 승강 PO 출전권을 따낸 팀이다.
수원FC는 이날 선제 실점 이후 후반 볼 점유율이 70%가 넘을 정도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K리그1 베스트11 공격수이자 득점왕인 싸박과 윌리안 등을 앞세우고도 끝내 균형을 맞추지 못했다. 그나마 2차전을 홈에서 치른다는 이점이 있으나, 반드시 2골을 넣어야 하는 부담감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만약 수원 삼성과 수원FC 모두 승강 PO 2차전에서 반전을 이뤄내지 못하면, 3년 만의 수원 더비가 K리그1이 아닌 K리그2 무대에서 펼쳐지게 된다. 두 팀은 수원FC가 승격한 2021시즌부터 3시즌 동안 K리그1을 무대로 수원 더비를 펼쳤는데, 수원 삼성이 2024년 강등되면서 수원 더비가 성사되지 못했다. 2부를 무대로 펼쳐지는 수원 더비는 결국 수원 삼성의 승격 실패, 그리고 수원FC의 강등이 서로 맞물린 결과라는 점에서 두 구단과 팬들 모두 더없이 씁쓸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제주와 부천은 각각 K리그1 잔류와 창단 첫 K리그1 승격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채 2차전을 준비한다. 공교롭게도 두 팀 역시 '연고 이전 악연'으로 얽힌 더비 관계다. 제주 SK는 2006년 2월 부천(당시 부천 SK)에서 제주로 기습적으로 연고 이전한 팀이고, 현재 부천은 하루아침에 연고 구단을 잃은 팬들을 중심으로 창단된 시민구단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K리그2나 코리아컵을 무대로는 두 팀의 맞대결이 펼쳐진 적이 있지만, K리그1에서는 맞대결 역사가 없다. 결국 2부에서 수원 더비가 펼쳐진다는 건, 반대로 부천과 제주의 역사적인 더비가 K리그1 무대에서 처음 펼쳐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비로 얽힌 4개 팀의 운명이 걸린 2차전은 오는 7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와 수원의 승강 PO1, 그리고 8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와 부천의 승강 PO2가 차례로 열린다. K리그 승강 PO는 원정 다득점 규정은 없고, 1·2차전 합산 득실차가 동률일 경우 2차전 이후 연장전, 필요시 승부차기를 통해 최종 결과를 가린다. 역대 K리그 승강 PO에서 1차전 승리팀이 1·2차전 합산 결과 최종 승리팀이 된 경우는 총 10차례 중 7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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