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모델링'이라는 구단의 방향성과는 분명히 배치되는 영입이었다. 그러나 장타력 보강 또한 SSG 랜더스가 당면한 과제 중 하나였다. 결국 베테랑 좌타 거포에 눈길을 돌렸다.
SSG는 지난 5일 자유계약선수(FA) 외야수 김재환(37)과 2년 총액 22억원(계약금 6억, 연봉 10억, 옵션 6억)에 영입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시즌 내내 투수력에 비해 부족한 타격으로 고민을 이어갔던 SSG였기에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먼저 거포 자원을 데려오는 데 힘썼다.
SSG 또한 고민의 흔적이 역력했다. 김재환 영입 발표 후 "세부 계약 조건과 팀 야수 운영 방향성을 신중히 조율했고 김재환도 새로운 환경인 인천에서의 재기를 희망하면서 영입이 최종 완료됐다"며 "김재환이 베테랑으로서 책임감과 공격 파트에서의 노하우를 젊은 선수들에게 전수해, OPS 중심의 공격 야구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선수들과 동일한 경쟁 체제 속에서 퍼포먼스를 평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SG는 2028년 개장할 새 홈구장 청라돔 시대를 앞두고 2024시즌부터 이숭용 감독을 영입해 팀을 새롭게 꾸리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타선에서만 고명준, 조형우, 정준재, 류효승, 안상현, 이율예 등 젊은 선수들이 가능성을 나타냈다.

특히 외야에서는 올 시즌 류효승이 기대감을 키웠다. 27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6개의 홈런을 날렸고 장타율 0.532를 기록했다. 외야 수비가 약점으로 꼽히지만 내년엔 코너 외야 한 자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렇기에 김재환 영입은 또 다른 고민을 불러온다. 김재환을 비롯해 류효승, 한유섬, 최정에 외국인 타자까지 지명타자로 활용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그럼에도 SSG는 확실하게 도움이 될 부분만 생각했다. 올 시즌 막강한 마운드를 자랑했지만 팀 타율은 0.256으로 8위에 머물렀다. 타자 친화적인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팀 홈런은 127개, 5위에 그쳤다.
SSG는 최근 10년 동안 팀 홈런 1위를 5차례나 차지했던 팀이다. 팀 타율은 상위권과 거리가 멀었지만 구장 특성을 살린 화끈한 대포로 승리를 챙겨왔던 팀이다. 2021년(185개)부터 2022년(138개)을 거쳐 2023년(125개)까지 3년 연속 홈런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2022년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2023년엔 3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엔 두 자릿수 홈런 타자가 7명 나왔음에도, 올해엔 최정과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부상 여파 속에 다시 한 번 5위에 머물렀다.
최정이 부상에도 23홈런을 날렸고 고명준(17홈런)도 성장세를 보였지만 또 다른 거포 자원의 필요성을 절감한 시즌이었다. 특히 좌타라면 최정과 고명준 사이에서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렇기에 SSG는 김재환에 눈독을 들였다. '잠실 홈런왕' 출신 김재환은 통산 276홈런, 장타율 0.504를 기록한 거포다. 올 시즌 컨디션 난조 속에 출전 기회가 줄며 103경기 13홈런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도 29홈런을 날렸던 타자였다.
SSG는 김재환이 팀 타선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줄 타자라고 확신했다. "김재환은 최근 3년간 OPS 0.783(출루율 0.356, 장타율 0.427), 52홈런을 기록하며 여전히 리그 상위권 파워를 보유한 타자"라며 "특히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같은 기간 OPS 0.802(출루율 0.379, 장타율 0.423)로 홈구장의 이점을 활용할 경우 지금보다 반등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김재환 또한 최근 몇 년간 하향세를 겪으며 잠실구장에 대한 부담감을 나타냈던 터다. 랜더스필드에선 심리적 안정감을 갖고 시너지 효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다.
최정은 커리어에서 손꼽을 만큼 부진을 거듭한 시즌이었다. 고명준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고 여전히 한유섬도 있다. 여기에 류효승과 현원회 등 장타력이 뛰어난 타자들도 내년 시즌엔 더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여기에 김재환이 방점을 찍어줄 것이라는 것이다. 김재환과 함께 홈런 왕국이 부활한다면 SSG는 올 시즌보다 뛰어난 성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옵션 6억원이라는 안전 장치도 걸어뒀다. 김재환으로서도 더 잘해야만 하는 또 다른 동기부여까지 안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