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연고 이전 충격' 20년 만에 1부까지, '최초 팬 창단 구단' 부천FC의 기적

'연고 이전 충격' 20년 만에 1부까지, '최초 팬 창단 구단' 부천FC의 기적

발행 :

부천FC 서포터스가 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부천의 득점이 터지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부천FC가 다음 시즌 K리그1 무대에 오른다. 부천 구단이 1부에 속하는 건 2007년 12월 창단 이후 처음이자, 부천 팬들에게는 '연고 이전' 아픔을 겪은 지 20년 만이다.


이영민 감독이 이끄는 부천은 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수원FC를 3-2로 제압했다. 앞서 1차전 홈에서도 1-0 승리를 거뒀던 부천은 다음 시즌 K리그1 무대에 속할 자격을 얻었다. 이번 시즌 부천은 K리그2 3위에 오른 뒤, K리그2 3~5위가 펼치는 K리그2 PO 최종 승리팀 자격으로 승강 PO에 나서 승격에 성공했다.


지난 2023년과 2024년 모두 K리그1 팀이 승강 PO에서 살아남았고, 올 시즌 또 다른 승강 PO 역시도 K리그1 제주 SK가 수원 삼성을 제치고 잔류에 성공할 만큼 승강 PO K리그1 강세가 뚜렷했던 상황. 부천은 그러나 1차전 홈경기 승리에 이어 2차전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수원FC에 2연승에 성공, 역사적인 1부 승격 결실을 맺었다.


부천 구단의 역사를 돌아보면 그야말로 감동적인 스토리다.


당초 부천을 연고로 하던 K리그 팀은 제주였다. 부천 SK라는 팀명으로 1996년부터 2005년까지 K리그에 속해 목동종합운동장, 부천종합운동장을 홈으로 썼다. 그러나 2006시즌을 앞둔 시점, SK 구단이 돌연 부천을 떠나 제주로 향했다. 부천 서포터스 헤르메스 등 팬들은 하루아침에 응원하던 팀이 사라진 셈이 됐다. 이른바 '야반도주'라는 비판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부천FC 서포터스 헤르메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창단 첫 K리그1 승격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는 부천FC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부천 팬들은 충격적인 연고 이전 아픔에 절망에만 빠져있지 않았다. K리그 최초로 팬 중심의 구단 창단을 추진했고, 결국 2007년 12월 부천FC1995라는 팀명으로 창단해 이듬해부터 세미프로인 K3리그에 참가하며 구단 새 역사를 써 내려갔다. 구단 명에 포함된 '1995'는 헤르메스가 모태로 두고 있는 유공 코끼리 서포터스의 결성 연도다. 헤르메스는 부천FC 구단의 창단을 '2006년 연고 이전이라는 절망 속에서 피어난 희망'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나아가 부천은 2013년 프로로 전환해 K리그2 무대까지 입성했다. 프로 입성 이후엔 오랫동안 K리그1 승격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아쉬움을 삼키며 올 시즌까지 13시즌 연속 K리그2 무대에만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K리그2 4위 3차례, 5위 3차례 등에 올랐으나 승격까지는 기회가 닿지 않다, 올해 비로소 역대 최고 순위인 K리그2 3위에 오른 뒤 K리그2 PO와 승강 PO 관문을 잇따라 넘고 승격 성과를 냈다.


지난 2021년부터 부천을 지휘한 이영민 감독은 부임 5년 만이자 구단 역사상 최초로 승격을 이끌어낸 사령탑이 됐다. 이 감독은 승격 직후 "앞으로 일은 모르겠지만, 오늘이 축구 인생 최고의 날인 것 같다"면서 "정말 아무 생각이 안 난다. 많은 순간이 지나갈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벅차서 멍했던 거 같다. 아침에 일어나면 더 많은 생각이 들 것 같다"고 했다.


이영민 감독은 이어 "건방질 수도 있지만 선수들에게 올 시즌 목표를 승격으로 잡자고 했다. 부천시장님도 많은 관심과 동기부여를 주셨다. 시간이 지나면서 팀이 탄탄해진다고 느꼈다"면서 "구단주께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해주셨다. FC안양이 지난해 승격 후 올해 잔류에 성공하며 모범사례가 됐는데, 부천도 안양을 보고 배워야 할 것 같다. 그런 상황을 만들어야 잔류할 수 있다"며 승격 성과에만 만족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창단 첫 K리그1 승격 확정 직후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는 이영민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창단 첫 K리그1 승격 확정 직후 팬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부천FC 선수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추천 기사

스포츠-축구의 인기 급상승 뉴스

스포츠-축구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