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전만 해도 쉽게 예상하기 힘들었다. KT 위즈 마무리 박영현(22)이 2003년생 동갑내기이자 입단 동기 안현민(22)의 첫 골든글러브 수상에 축하 인사를 보냈다.
안현민은 9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기자단 유효표 총 316표 중 251표(79.4%)로 외야수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뒤이어 217표(68.7%)의 구자욱(삼성), 131표(41.5%)의 빅터 레이예스(롯데)가 남은 황금장갑 두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4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 득표율 88%(125표 중 110표)로 7년 만의 야수 신인왕을 수상한 안현민은 역대 9번째 신인왕-골든글러브 동시 수상자가 됐다. 종전 신인왕-골든글러브 동시 수상자는 2012년 서건창(넥센)으로, 외야 골든글러브로 한정하면 1997년 이병규(LG) 이후 28년 만의 동반 석권이다.
안현민의 수상에 감격한 건 입단 동기 박영현도 마찬가지였다. KT는 2022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유신고 박영현, 4라운드 전체 38번으로 안현민을 선택했다. 지명 후 입단 환영식에서 함께 시구와 시타를 경험한 두 사람은 4년 만에 KBO 시상식에서 타이틀 홀더로서 함께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박영현은 구단을 통해 "(안)현민이와는 중학교 때부터 인연이 있어 친하게 지냈다. 현민이는 그때부터 한 마디로 '운동에 미친 아이' 였다. 그 정도로 훈련과 연습 모두 열정적으로 했던 친구"라고 추억했다.


먼저 두각을 드러낸 건 박영현이었다. 프로 데뷔 첫해부터 1군 주축 선수로 자리 잡은 박영현은 4년 동안 풀타임을 뛰면서 KT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전매특허인 묵직한 직구를 주 무기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확했고 2023년 32홀드로 홀드왕, 2024년 승률 0.833으로 승률왕을 차지했다.
올해 역시 정규시즌 67경기 5승 6패 1홀드 35세이브 평균자책점 3.39로 세이브왕을 석권하면서 홀드왕-승률왕-세이브왕을 모두 달성한 KBO 최초 기록을 세웠다. 박영현은 "프로 1군에서는 내가 상대적으로 더 일찍 경험을 쌓았지만, (안)현민이도 언젠간 꼭 올라와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다.
반면 안현민은 시간이 조금 걸렸다. 안현민은 지명 당시부터 포수치고 빠른 발과 뛰어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을 인정받았다. 빠르게 육군 현역으로 병역 의무를 다했고 외야수로 전향했다. 취사병으로 복무하며 열심히 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파워까지 장착해 완성형 타자로 거듭났다.


이에 박영현은 "처음 (안)현민이가 외야수로 전향했을 때는 솔직히 내 뒤에서 잘해줄 수 있을까 불안감도 있었다"라고 웃으며 "그런데 현민이도 경험이 쌓이고 경기에 많이 나서니 더욱 발전하는 것이 느껴진다. 지금은 외야수로 전향한 것이 정말 '신의 한 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답했다.
풀타임 첫해부터 그야말로 대박이 터졌다. 안현민은 1군 다른 선수들보다 한 달 늦게 시즌을 시작했음에도 112경기 타율 0.334(395타수 132안타) 22홈런 80타점 72득점 7도루, 출루율 0.448 장타율 0.570 OPS 1.018을 마크했다.
그 성과를 바탕으로 2018년 강백호(한화), 2020년 소형준에 이어 KT 소속으로는 3번째 KBO 신인왕을 수상했다. 또한 시즌 종료 후에는 'K-BASEBALL SERIES'를 통해 박영현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다.
박영현은 "(안)현민이의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 자리를 함께 할 정도로 올 시즌 팀과 리그의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내년에도 함께 으쌰으쌰 해서 우리 둘 다 부상 없이 건강하게 좋은 모습 보였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이어 "소속팀 KT뿐만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호흡을 맞출 텐데, 당찬 모습으로 같이 힘내서 대표팀 분위기도 이끌고 03즈의 힘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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