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타짜는 타짜였다. 부산 BNK 썸의 '캡틴' 박혜진(35)이 지치지 않는 활약으로 팀의 2위 도약을 도왔다.
BNK는 10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스타즈와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2라운드 홈경기에서 80-78로 승리했다. 이로써 BNK는 KB스타즈와 공동 2위가 됐다.
이날 BNK는 4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등 다양한 공격 루트를 보여줬다. 안혜지가 15점을 넣었고, 김소니아와 이소희도 각각 14득점을 기록했다. 박혜진 역시 34분 55초를 뛰며 14득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상대 에이스 박지수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빠진 상황에서 박혜진은 KB스타즈의 스코어러 강이슬을 막아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초반에는 몸이 덜 풀린 듯 상대의 돌파를 허용하면서 박혜진답지 않은 모습도 보여줬다. 그래도 점차 코트에서 상대를 압박하며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
공격에서도 초반 김소니아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동료들의 찬스를 봐주고, 본인도 스코어가 쫓길 때 해결사로 나섰다. 1쿼터 15-15에서 이소희와 환상의 호흡으로 만든 컷인 플레이는 일품이었다. 이후 4쿼터에는 허예은에게 3점 플레이로 경기가 뒤집힌 상황에서 66-65 재역전을 이끄는 3점포를 작렬했다.

비록 경기는 이겼지만, 12점 차 리드를 순식간에 날리는 등 BNK는 아쉬운 모습도 보여줬다. 이에 박혜진도 만족할 수 없었다. 그는 "쉽게 이길 상황도 있었고, 마지막까지 이렇게 끌고간 건 아쉽다. 중요한 순간에 집중력이 너무 부족했다"며 "선수들이 빨리 느껴서 고쳐야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박혜진은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다. 비시즌 출발을 재활조에서 보냈고, 이후로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는 "비시즌 무릎이 너무 안 좋아서 최악의 상태로 일본과 중국 전지훈련을 갔다 왔다"며 "감독님과 내려놓고 시즌 치르면서 나아지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 역시도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것 같아서 관리를 잘해서 팀에 힘이 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래도 박혜진은 이날까지 평균 34분 53초를 플레이하며 많은 시간을 소화 중이다. 그는 "주변에서는 감독님한테 출전시간이 많다고 말씀하시더라. 감독님도 걱정돼서 말씀하신다"고 했다. 이어 "선수는 코트에서 뛰는 걸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시즌 때는 뛰고 싶어도 못 뛰었다"며 "뛰는 것에 감사하다. 팀 잘 되면 더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어느덧 올스타전의 시간이 다가왔다. 올해도 후보에 오른 박혜진은 11일 0시 기준 출전권(20위 이내)인 19위에 있다. 통산 11번째 올스타전 출전이 가까워졌지만, 그는 "부산에서 하는 건 너무 특별하고 좋지만, 후배 4명이 됐으면 좋겠다. (스나가와) 나츠키나 (김)도연이가 가서 경험해봤으면 좋겠다"며 오히려 후배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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