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트 밖에서는 선배들에게 '귀요미' 소리를 들을 정도지만, 경기장에서는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2년 차 빅맨 김도연(20·부산 BNK 썸)이 점점 프로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김도연은 올해 팀의 7경기 중 6경기에 출전, 평균 15분 21초를 소화하며 2.8득점 3.2리바운드 0.2어시스트 0.7블록을 기록 중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지난해(7경기, 평균 8분 38초)보다 훨씬 많은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타 팀의 한 선수는 BNK에 김도연을 보며 "저 선수는 누구냐"고 물어볼 정도였다고 한다. 또한 점점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는 게 더욱 고무적이다. 6일 삼성생명전에서는 데뷔 후 가장 많은 25분 2초를 뛰며 9점을 올렸다. 10일 KB스타즈전에서는 3쿼터 동점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속공 득점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정작 김도연은 이런 관심이 아직은 쑥스러운 눈치다.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그는 "활약이라고 할 것도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팀에서 바라는 역할이 복잡하지 않다"며 "최근 계속 접전으로 가다가 마지막에 뒤집히는데, 내가 수비할 때 집중력이 떨어져 고비를 이겨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얘기했다.
김도연은 "이전보다는 나아지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아직 한 게임 못하고 한 게임 조금 잘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더 잘해야 할 것 같다. 한 게임 정도는 아직 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래도 김도연은 박지수(KB스타즈), 배혜윤(삼성생명), 김단비(우리은행)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을 상대로도 주눅들지 않고 파워를 앞세워 매치를 하고 있다. 그는 "코트 안에서는 언니, 동생 할 것 없이 상대로 만나니까 마음은 접어두고 게임을 한다"며 "경기를 돌아보면 배울 것도 많다. 상대 센터 언니들은 구력도 오래되고 경험도 풍부하다. 느끼는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동주여고 출신의 김도연은 키 187cm의 신체조건 덕분에 짧은 구력에도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BNK에 전체 2순위로 지명받았다. 박정은 BNK 감독은 "인바디 결과 등 신체 능력은 언니들보다 더 좋더라"고 기대했다.
김도연 본인도 "나는 기술이 뛰어난 선수가 아니다. 그래서 피지컬에서 밀리면 내가 뛸 이유가 없다"며 "열심히 몸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지난해 프로 무대의 맛을 보며 우승까지 경험한 김도연은 올해 비시즌 집중 지도를 받았다. 박 감독, 그리고 '블록슛의 여왕' 이종애 수석코치의 전담마크를 통해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남들이 기술훈련을 받을 때 혼자 트랙에 나가 뛸 정도였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비슷한 롤을 맡은 1살 언니 박성진과 선의의 경쟁도 도움이 되고 있다. 박 감독은 "연습 때도 경쟁을 많이 한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들이어서 투닥투닥 하며 성장하고 있다"며 "서로 잘하면 좋아하더라. 높이가 약한 BNK가 지켜야 하는 기둥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코트 안에서는 엄청난 힘을 보여주는 김도연이지만, 밖에서는 아직 앳된 스무 살 소녀다. 동주여중 대선배인 주장 박혜진은 그를 '우리 귀요미'라고 부르고 있다. 박혜진은 "아직 부족하지만 신체조건이 너무 좋다. 경기를 뛰면서 언니들 다 맞출 수 없는데, 피지컬이라는 장점을 버리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혜진이 '귀요미'라고 해줬다는 걸 전해주자 김도연은 "정말요?"라고 반문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언니들이 귀엽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그래도 농구를 잘해야 귀여운 거다"라며 발전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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